<앵커>
국민연금이 18년 만에 신규 주식 대여를 중지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시장에 크고 작은 파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장 대여 물량이 많은 종목에 대한 숏커버링과 더불어 장기적인 투자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숏 전략의 부재로 인한 가격 왜곡과 외국인만 공매도를 하게 돼 형평성 논란이 발생하는 등의 일부 문제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민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신규 거래에 대한 주식 대여를 공매도에 대한 영향을 분석할 때까지 중지하기로 한 국민연금.
실제 시장에서 대여 비중은 0.6% 수준이지만, 대표 기관투자가로 파급력은 상당할 전망입니다.
연말까지 대여 주식을 회수하겠단 입장이라 당장 대차 시장부터 들썩일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종목에 대해 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해 주식을 재매입하는 '솟커버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단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연중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하고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율이 코스피와 업종 평균보다 높은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여기에 누적 대차잔고가 줄어 대차 상환 기미가 보이는 종목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간 낙 폭이 컸고 올해 거래대금 기준 공매도 비중이 10% 이상인 현대위아, 만도, 두산중공업 등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 외국인의 매도 러쉬로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대차 회수로 수급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롱숏 펀드와 헤지 펀드 변화도 예고됩니다.
일단 대차종목을 매도하는 숏 전략이 힘들어 짐에 따라 과거 주식 시장과 같이 사고 보유하기만 하는 롱 온니(상승 예상 종목 매수) 전략이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숏 전략이 적정 시장 가격을 찾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증시 선진화에 역행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인터뷰> 이중호 KB증권 연구원
"일부 종목 위주로 숏커버링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롱숏 펀드나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주식 대여 중단이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시장의 적정 가격 발견 기능이 이번 건으로 훼손되게 되는 것 아니냐."
또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가들이 대차 거래를 자발적으로 안 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만 대차 매도를 하게 돼 공평성에서 시시비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공매도의 참여 확대냐 폐지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기관 투자가의 대장 격인 국민연금의 실험이 어떤 영향을 줄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