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반(反)난민을 앞세운 포퓰리즘 정권이 들어선 이래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최근 노골적인 인종차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가톨릭 신문 아베니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1일 북부 밀라노에서 트리에스테행 고속열차에 탑승한 인도계 이탈리아 여성 샨티(23)는 모욕적인 경험을 하고, 충격에 빠졌다.
자신의 옆에 앉아있던 백인 여성이 "이 자리가 맞냐"고 물어봐 그렇다고 대답하자, 이 여성은 다시 탑승권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그가 소지하고 있던 티켓을 보여주자, 이 여성은 "깜둥이 옆에 앉기 싫다"며 자리를 옮겨 버렸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은 샨티의 어머니가 이날 일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이 게시물은 순식간에 수만 건이 공유되며 온라인 상에서는 샨티에 대한 연대와 사과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샨티의 어머니는 "인도 출신인 딸은 2살 때 입양돼 쭉 이탈리아인으로 살아왔다"며 "딸이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SNS 이용자는 이에 "부끄러운 흰 피부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모든 유색인들에게 이번 일에 대한 사과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멍청이들이 살고 있다"며 "이번 일은 인종주의가 아니라, 그저 멍청한 짓"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탈리아는 인종차별 국가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이번 일은 꾸며낸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주에도 장거리 고속버스를 타고 가던 한 세네갈 출신 남성이 흑인 옆에 앉아 갈 수 없다며 자리를 옮기라는 요구를 받는 등 인종차별적 사건들이 속속 보고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