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흉 환자 둘 중 한 명은 10∼20대 젊은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흉은 폐에 생긴 기포(공기주머니)가 터지면서 흉막에 공기가 새어 들어가 그 압력으로 폐의 일부분이 쭈그러드는 질환이다. 폐 안에 들어있던 공기가 폐 밖(흉막강)으로 새어 나와 폐를 수축시키는 것이다. 기흉이 생기면 호흡곤란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심장까지 압박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지난해 기흉으로 전국 의료기관을 찾은 2만4천149명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10∼20대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1%(1천2천410명)를 차지했다고 23일 밝혔다. 성별로는 남성이 90.9%(1만2천285명)로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젊은층, 그중에서도 남성에게 기흉이 잦은 건 청소년기 성장 과정과 관련이 크다는 분석이다.
청소년기에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폐 조직이 폐혈관보다 빨리 자라 폐 상부의 혈관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종종 기포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많은 건 이런 현상이 성장기 남성에게 집중되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와 달리 중년 이후에 발생하는 기흉은 대부분 폐기종이나 폐결핵 등 폐질환이 원인이다.
기흉은 흉부 X-선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여기에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하면 기포의 크기, 위치, 개수 등을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이 질환은 흉강에 찬 공기의 양이 적으면 충분한 휴식만으로도 호전되지만, 기포의 양이 많은 경우에는 새끼손가락 굵기의 관을 갈비뼈 사이에 삽입해 공기를 제거해야 한다.
문제는 치료해도 재발률이 30∼50%로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재발이 잦은 환자에게는 기흉이 원인이 되는 부위(소기포)를 잘라내고 흉막을 유착시키는 수술치료를 하는 게 원칙이다.
김대현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난다면 기흉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체 말고 병원을 찾아 HRCT(고해상도 흉부CT)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김 교수는 "기흉을 겪은 환자는 이후 또 기흉에 걸릴 위험이 크므로 근본적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면서 "최근에는 지름 1.5㎝ 크기의 구멍을 통해 수술하는 '단일공 폐쐐기 절제술'로 늑간 신경손상과 재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