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의 마켓투자 키워드]

입력 2018-10-19 08:54
[김학주의 마켓투자 키워드]

1. 조정을 받았던 증시가 반등하는 모습입니다. 이제는 매수세에 가담해도 괜찮을까요?

역사적으로 증시에 crisis 발생시 주가는 반토막 나고 2배 올라서 원금 회복 (그 기간 3-4년 걸렸음). 그 cycle이 작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아직은 금리상승의 충격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일단 피해있는 것(=hedge)이 바람직.

- 기술적으로 보더라도 증시가 무너졌을 때 쌍바닥을 확인하고 방향을 결정(=투자자들이 사태를 확인하는 기간). 지난 1월말, 2월에 주가가 하락했을 때도 반등했다가 3월에 두번째 바닥을 본 후 회복으로 방향을 잡았음. 그런데 지금은 첫번째 바닥을 확인하는 중.

- 이번에는 반등을 위한 두번째 바닥을 찾기까지 오랜기간이 소요될 가능성. 그 이유는

1) 미국의 재정지출 및 세제혜택으로 인한 실적 개선은 반영된 상태. 그러나 그로 인한 인플레가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부분은 감안되지 않음. (= 재정지출 효과가 상당히 상쇄되거나 불발될 가능성 우려)

2) 신흥시장의 경기 위축이 트럼프의 관세장벽의 결과만이 아니라 2016년 원자재 가격 회복으로 시작된 cyclical rebound가 마무리. 즉 경기 정점을 지나는 국면에서 무역갈등까지 더해져 hardest hit.

3) 시장이 쏠려 매물부담. 쏠린 이유는 주가 거품 정도를 어차피 모르므로 주식의 절대가치보다는 상대적 저평가/고평가만 보고 기계가 매매를 했기 때문(leverage betting 포함).

결국 나중에 주가가 원 상태를 회복하더라도 downside 폭, 소요 기간은 불확실. 아직은 market hedge가 필요

2. 지금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인데요. 투자자산 배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 나중에는 어떤 자산부터 반등할 수 있을까요?

만일 금리가 계속 오를 수 있다면 주식투자자들은 매우 고통스러울 것. 왜냐하면 지금은 은퇴하는 사람들이 늘어 채권처럼 안정적인 수익원을 선호할 수 밖에 없기 때문. 그 동안 채권 수익률이 참을 수 없이 낮아져 주식을 비롯한 high risk high return 자산으로 부분적으로 이동했던 것

- 그러나 금리의 상승에는 한계. 세계적으로 baby boomer인 1960년 근방 출생자들이 은퇴시기에 접어 들었고 그 결과 저축 수요가 늘어 소비가 위축되고,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 저금리의 핵심. 금리가 상승할수록 이를 확정하려는 채권매수세로 인해 금리가 추가 상승이 억제될 것. 또 미국 연준이 2019년말까지 기준금리를 2.75-3.0%까지 인상할 것은 시중금리에 이미 반영.

단 그 동안 금리 하락기에 낮은 금리로의 갱신을 위해 변동금리 쪽으로 무분별하게 이동한 것이 부담 (신용이 떨어지는 기업 조차도…). 금리가 반등할 경우 이런 기업들이 버틸 수 있을지 의문. 그러므로 단기적으로는 신용등급이 높은 단기채 위주로 피해있는 것이 옳을 듯.

- 점차 금리 상승세가 (저항을 받아) 둔화되면 회사채 및 고금리 채권 수익률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 결국 장기채나 high yield bond 쪽으로도 이동할 것이고, 그 후 낙폭이 컸던 기술주의 반등 폭도 커질 것. 그 다음은 쏠림이 덜했던 신흥시장 통화나 주식으로 매수세가 넘어 올 것.

3. 단기적으로 증시가 불안할 수 있는데요. 이럴 때 마땅한 도피처가 있을까요?

달러 선물. 미국의 금리가 이미 오른 상태에서 조금만 더 올라도 미국 채권의 매력도가 급격히 증가. 그래서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상하며 방어하려는 모습. 그러나 그 주도권은 미국 채권 금리에 있음. 또한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 증가.

- 장기적으로도 한국의 인구 구조 (노령화 속도),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감안할 때 원화 약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임. 한국에서 돈이 일할 수 있는 (=투자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짐.

- 그렇다면 해외 투자가 답인데 한국인들은 이미 한국에 일정 자산을 갖고 있음. 즉 신흥시장 exposure가 있다는 것. 따라서 해외 투자자산은 선진국으로 다각화하는 것이 바람직. 단기적으로는 미국 달러가 가장 신뢰할만한 자산. (길게 보면 위안화로 넘어 감)

- 미국 주식도 좋지만 지금은 자산가격의 방향성에 대해 불안하므로 달러만 갖고 있는 것이 나음. 특히 달러선물은 양도세가 없음 (미국 주식은 양도세 22% 지불). 달러 선물은 유동성이 매우 풍부하여 선물가격이 현물가격과 거의 비슷하게 움직임 (tracking error가 미미)

- 달러 실물을 구입하고 싶은 투자자에게도 달러 선물이 최적의 대안. 왜냐하면 만기에 달러 실물이 입고 (달러 구입시 은행에서 요구하는 bid-offer spread를 지급하지 않아도 됨)

- (원화대비) 달러의 가치 상승에 betting하고 싶은 투자자는 만기에 roll-over. 즉 5%의 증거금만으로 20배의 투자 가능

4. 그 동안 ETF를 비롯한 패시브 펀드 투자자들도 많이 늘었는데요. 이들은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분들이니까 이런 증시 혼란에 흔들릴 필요는 없는 것인가요?

최근 증시가 무너졌을 때 뱅가드 같은 패시브 펀드들이 비슷한 말투로 투자자들을 진정시킴. 그러나 market timing은 여전히 중요. 그렇지 않다면 리스크 관리를 왜 하나? 결국 hedge를 통해 주가 하락을 잘 방어한 사람들만이 큰 반등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음.

그리고 패시브 펀드가 시장 쏠림의 주범. 지난 10년간 세계적으로 패시브 펀드의 규모는 두 배 이상 증가. 그 이유는 주가가 변동성 없이 안정 성장을 했으므로 거래수수료나 세금을 아끼고 자산을 묻어 두면 복리 효과를 얻는 것이 risk taking을 하는 것보다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했기 때문.

- 그러나 패시브 펀드가 커지면서 포트폴리오들이 비슷해지기 시작. 예를 들어 기술주가 상승하면 모두가 기술주를 따라 사야 하는 것. 그 비중 계산을 기계가 해 줌. 즉 패시브 펀드도 알고리듬 트레이딩을 통한 쏠림의 일종. 그 동안 주가가 쉽게 올라 온 것도 패스브 펀드 규모가 만들어 준 쏠림 덕분.

- 따라서 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패시브 펀드가 더 위험. 쏠린 만큼 탈출구가 좁고, 환매가 환매를 부르는 사태. 여기에 stop loss (=loss cut) 매물이 더해지면 panic selling으로 갈 가능성.

따라서 당분간 주가가 급등했던 (즉 비중이 빨리 늘었던) 종목들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