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우면 다리가 근질근질하고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한 느낌이 들어 다리를 자꾸 움직이게 되는 하지불안증후군(RLS: restless legs syndrome) 환자는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 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브라이언 쿠 박사 연구팀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192명과 이러한 증상이 없는 1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설문조사를 통해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 수면장애, 우울증, 자살 생각, 자살 기도 등에 관해 물었다.
그 결과 하지불안증후군 그룹이 대조군보다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할 가능성이 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쿠 박사는 밝혔다.
이는 우울증 등 다른 자살 위험요인들을 감안한 결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심할수록 자살 위험은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 우울증이 생긴 탓인지 아니면 그 어떤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쿠 박사는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상태에서 나타나며 몸을 움직이면 증상이 사라진다. 특히 수면 중 증상이 더 심해지면서 자꾸 다리를 움직이게 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성인의 5~10%에서 나타나며 완치 방법은 없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피츠버그 대학 정신의학 전문의 피터 프란젠 교수는 감정 조절에는 특히 수면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기 쉽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