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양예원, "전국민이 꽃뱀이라고…평범하게 살고 싶다"

입력 2018-10-10 22:29


3년 전 피팅모델 활동 중 겪었다는 성추행과 사진 유출 피해를 주장한 유튜버 양예원 씨가 법정에서 고통을 호소했다.

양 씨는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 심리로 열린 최모(45) 씨의 강제추행 등 혐의 사건 제2회 공판기일에 나와 피해자 증인신문에 임했다.

양 씨는 증언을 모두 마친 뒤 이 판사가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저는 배우 지망생이었고 지금도 미련이 남을 정도인데 22살때(3년 전) 이력서 한 번 잘못 넣어서…"라면서 흐느꼈다.

그는 "(당시엔) 신고할 생각도 못 했다. 가족들이 알면, 사진이 유출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던 그때의 제가 안쓰럽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지금도 25살인데 저는 여자로서의 인생을 포기해야 할 만큼 전 국민에게서 '양예원은 살인자다, 거짓말쟁이다, 꽃뱀이다, 창녀다' 이런 얘기를 듣는다"며 "앞으로 대단한 것을 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양 씨 증언은 공개리에 진행됐다.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 증인신문은 통상 비공개하나 양 씨 측은 지난달 5일 제1회 공판기일 때 피해자 증인신문 공개를 요청한 바 있다.

검찰은 3년 전 촬영이 이뤄진 경위는 물론 추행 상황과 관련한 질문도 해야 해 양 씨에게 "질문이 예민할 수 있다"는 점을 별도로 알리고 신문을 진행했다.

최 씨 측은 사건이 일어난 스튜디오에 있었다고 양 씨가 주장한 '주먹만 한 자물쇠'를 실제로는 양 씨가 본 적 없었던 점, 촬영횟수 차이, 양 씨가 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한 날 이후에도 촬영을 먼저 요청한 점 등을 들어 양 씨 증언의 신빙성 탄핵을 시도했다.

양 씨는 최 씨의 추행이 있었다는 2015년 8월 29일 이후에도 촬영을 여러 차례 요청한 것과 관련해 "복학을 앞두고 학비가 필요하던 시점에 아르바이트를 12시간 이상 해도 돈이 충당되지 않아서 고민하다가 부탁했다"고 증언했다.

처음에 문제를 제기할 때는 촬영이 5회였다고 했다가 수사 과정에서 총 16회 촬영이 있었다고 밝혀진 것에 대해선 "제가 가진 계약서가 5장이었고 정확한 숫자는 잘 기억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당시 분위기, 사람들 얼굴, 추행 사실 등은 정확한 기억"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의 다음 공판은 오는 24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