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동성애자·이성애자 커플 모두 '시빌 파트너십' 선택 허용…무엇이 달라지나

입력 2018-10-02 22:12


앞으로 영국에서는 동성애자 및 이성애자 커플 모두 결혼과 '시빌 파트너십'(civil partnership·동성 간에 인정된 혼인 관계) 중 하나를 택할 수 있게 된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성애자 커플이 '시빌 파트너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법적 변화는 그들의 관계에 헌신하고 형식을 갖추고 싶으면서도 결혼을 하지 않는 이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2004년 '시빌 파트너십 법'을 도입하면서 동성애자 커플에게 결혼과 비슷한 법적 권리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동성애자 커플도 상속, 세제, 연금, 친척 관계 등에서 결혼한 이들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됐다.

2014년부터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에서 동성 커플 간 결혼이 허용되면서 동성애자는 결혼이나 '시빌 파트너십'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성애자에게는 '시빌 파트너십' 대신 기존의 결혼 관계만 허용됐다.

이성애자 중 일부는 여성을 소유화하는 등 가부장적인 측면이 있는 결혼에 반대한다며, '시빌 파트너십'을 허용해 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이성애자 커플의 경우 상속 등에서 결혼한 커플과 같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영국 대법원은 지난 6월 "동성애자에게만 '시빌 파트너십'을 인정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며 리베카 스타인펠드(37)와 찰스 케이단(41) 커플이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이들 커플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판결로 인해 정부가 반드시 법을 바꿀 필요는 없었지만 메이 총리는 판결을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밝혔고, 결국 관련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