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증시라인]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명절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연휴 기간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죠? 좋은 소식도 있었고 걱정스런 뉴스도 있었습니다. 몇 장면 기억해 보도록 할까요?
10월 북미 정상회담 예고
먼저 미국과 북한간의 제 2차 정상회담이 준비되고 있고 이를 위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곧 평양을 간다는 소식이 있었죠?
두 차례나 친서를 보내서 만나자고 요청한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감안해서 보면 글쎄요, 아마도 2차 정상회담은 싱가포르 같은 제 3국이 아닌 평양이나 뉴욕 혹은 판문점 같은 더 의미 있는 곳이 될 가능성 커 보입니다. 또 그 내용이란 측면에서도 1차 때와는 달리 종전선언과 그에 상응한 북핵 폐기의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진전이 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반가운 소식입니다.
한미FTA 개정안 서명…자동차 관세 면제 요구
또 한미FTA개정안에 양국 정상이 서명을 하면서 사실상의 협상을 마무리하게 됐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 면제요구를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검토하라고 지시를 했죠?
현재 진행 중인 미중간의 무역분쟁을 견주어 보면 사뭇 분위기가 다르죠? 그 동안 북미 관계의 충실한 조율자로 역할을 해온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의 입장이 반영되는 대목이었습니다.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대목이었지만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었던 장면이었다고 봅니다.
반투명 CG 2> 美, 금리 인상…'완화적' 문구 삭제
그리고 아마 우리 투자자 여러분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진 뉴스는 역시 오늘 새벽에 미 연준의 금리 인상과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 발표였겠죠? 한마디로 정리를 하면 이 금리 인상과 통화정책은 악재도 호재도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차피 예상된 금리인상이었고 혹시나 했던 점도표 상의 완화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았고 점도표만 놓고만 보면 오히려 매파적인 분위기로 읽히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이 또한 시장에 실망을 줄 만큼의 강도는 아니었습니다. 장중에 미국의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하락 반전과 금리 인상에도 달러가 약세로 마감한 걸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연준의 성명문에 삭제된 완화적이란 단어에 너무 신경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예고한 바도 있고 더 긴축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은 비정상적인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이었다면 지금부터 금리를 올리는 것은 긴축이라고 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를 정상화할 때는 의사결정자들의 마음도 가볍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제부터 금리를 올리는 것은 경기를 더 적극적으로 다스릴 만큼의 이유를 가져야 금리를 올리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앞으로의 금리인상은 더 신중하게 경제지표를 봐가면서 신축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완화적이란 말을 삭제했다고 긴축으로 간다는 뜻은 적어도 아니라는 것이죠.
美中 무역협상 취소
제가 연휴기간 동안에 위의 예상했던 이슈들 보다 더 유심히 봤던 것은 미중 무역 문제였습니다.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물리친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었으나 협상 테이블을 엎어버렸다기 보다는 협상을 하자면서 관세를 부과해버리는 상대방과 바로 마주앉는 다는 건 아마 중국이 아니라 누구라도 굴복이며 상황의 수용이라고 보였을 겁니다. 바로 협상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죠.
여기에 무역 분쟁이 경제적인 차원을 넘어서 군사적인 면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외국유력 언론들의 보도도 잇따랐습니다만 연휴 기간 중에 위안화와 상해 주식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였죠? 중국 당국이 경기를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가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시장에서 중국 내수 관련주들 좋은 모습 보이는 것 보이시죠. 시진핑 주석도 무역 분쟁이 결코 나쁜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죠?
성숙의 시간
그렇습니다. 악재도 있었고 호재도 있었습니다만 시장은 무덤덤합니다. 무덤덤하다는 건 시장이 긴 호흡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북미간 2차 정상 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지만 남북 경협 대표주는 오르지 않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렸는데도 금리 상승의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바이오 같은 성장주들이 상승세를 지속합니다. 실적은 더 악화되고 있고 구조조정의 칼 바람이 분다는 데 조선주는 한 달 사이에 훌쩍 올랐고 오늘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뉴스에 바로 반응하고 있지 않고 그 의미를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성숙한 모습입니다. 호재에도 악재에도 휩쓸리지 않습니다. 성숙한 투자자들이 이끌어가는 시장입니다. 아마츄어 투자자들은 지쳐서 떠나고 힘을 저축한 프로 투자자들이 시장에 남아서 합리적 투자를 하고 있는 구간이라고 보여집니다.
추석은 수확의 계절을 상징합니다. 여러분들의 계좌에 큰 수확이 없으셨더라도 시장을 보는 눈이 성숙되셨다면 이미 성취하신 겁니다. 남은 세달 동안도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셔서 좋은 성과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시장은 바야흐로 백화가 만발하는 봄도 아니고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정열의 한 여름도 아닙니다. 낙엽이 지고 만산에 홍엽이 물드는 가을입니다만 한톨 한톨 알곡이 영 그는 수확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시장에 들려오는 표피적인 말들에 반응하기 보다 여러분들만의 관점으로 그 뉴스들을 해석할 수 있는 있는 진정한 수확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라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