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북 관계가 훈풍을 타면서 남북 경제협력의 밑그림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일찌감치 들썩였던 남북경협주는 오히려 눈치를 살피는 모습입니다.
'묻지마 테마'보단 실체에 투자해야 하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건데요.
이민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개성공단, 대북송전 등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로 분류된 44개 기업 중 지난 19일에 상승 마감한 기업은 3개사.
3차 남북정상회담과 평양 공동선언문이란 호재에도 전체 평균 수익률은 -3.8% 입니다.
테마로 묶이면 모두가 들썩였던 과거와 달리, 일부만 차별화되는 모습입니다.
경협이 구체화되면서 수혜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데다 이미 테마주들의 주가가 많이 오른 게 원인입니다.
<인터뷰> 하인환 SK증권 연구원
"연초 대비해서 경협주 44개 종목이 67% 정도 상승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이미 개성공단, 금강산 관련 비즈니스 들도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PBR(주당순자산비율)이 지나치게 고 평가되거나 실적이 받쳐주지 못하는 기업은 걸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철도 관련주로 주가가 지난해 대비 7배나 올랐던 대호에이엘이 분식회계로 상장 폐지 위기를 맞았고 한일과 현대시멘트, 동양철관의 실적이 감소한 것을 볼 때 테마보단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여기에 오는 11월까지 유엔총회, 북한노동당 창건일, 북미 2차 정상회담, 미국 의회 중간선거 등 변수들이 줄지어 있어 주가 출렁임에 주의해야 합니다.
묻지마 투자가 아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일단 가장 먼저 가시화되는 사업부터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연내 착공식이 진행될 예정인 철도와 도로 연결 관련 기업부터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북한 토지조성 사업에 LH(한국주택토지공사)와 같이 뛰어들 도시개발 디벨로퍼들도 주목할 만하단 평가입니다.
또 북한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남한 공공기관 등이 임대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공공기관이라는 안전한 발주 처를 통해 원가 이하로 분양을 받을 수 있는 민간 건설사가 수혜를 받는단 분석도 나옵니다.
<인터뷰>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철도, 도로, 산림, 의료 분야 등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에, 나중에 실제적으로 시작되고 필요한 분야도 선별해서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테마로 인한 출렁임은 학습효과로 더 이상 약발이 먹혀 들지 않는 상황.
테마가 아닌 실체 있는 남북 경협으로 환골탈태를 할 옥석을 가려내는 게 더욱 중요해진 시점입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