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도 쓰는 스마트폰...통신업계 '마중물'될까?

입력 2018-09-20 17:46
수정 2018-09-20 17:36
<앵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평양 방문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의 손에 들려있던 스마트폰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강조해온 북한에서도 이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데요.

IT관련 재계 인사들의 북한 동행이 새로운 시장 개척의 단초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송민화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일정기간 동안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항상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습니다.

검은색 케이스에 쌓여 있어 기종을 확인하긴 어렵지만 IT 전문가들은 대만 HTC의 ‘U11'모델인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북한 고위층의 이런 변화는 김정은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과 같은 IT기기의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는 북한의 분위기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체 2천5백만 명인 북한 인구 가운데 500만 명 이상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고, 이중 30%가량은 스마트폰을 쓰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5년 전 처음 도입해 빠르게 늘고 있는 북한의 스마트폰 보급률과 스마트폰 사용자의 대부분이 1020세대에 몰려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북한의 이와 같은 통신 시장 변화로 이번 방북 길에 오른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LG 구광모 회장 등 우리나라 IT, 통신업계 수장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강조하는 북한의 미래 구상에 비춰볼 때 재계의 행보가 기대 이상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화 인터뷰> 정은이 /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북한 자체적으로도 IT는 많이 육성 하려는 사업이다. (스마트폰) 수요는 많은데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잠재력이 높다. 중국기술보다는 우리가 많이 뛰어나고 우리 것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잖아요”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개성공단 폐쇄와 같이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나 미중 관계 등 주변국과 관계성에 의한 ‘세컨더리 보이콧’과 같은 위험요소를 없애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화 인터뷰> IT 업계 관계자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황에서 옛날처럼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불확실성을 갖고 사업하기에는 리스크(위험요소)가 굉장히 크잖아요. 휴대폰이든 TV든 반도체는 더할 것도 없고 투자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기대와 우려 속에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빗장을 풀어가는 북한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위한 우리 통신업계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