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코가 없었던 몽골 소년이 한국을 찾아 3D 프린트 기술로 만든 '인공 코'를 새롭게 이식받는 데 성공했다. 5년 전 치료를 도왔던 한류 배우 송중기씨는 다시 한 번 이 아이를 찾아 격려했다.
17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선천적으로 코와 기도가 없었던 몽골 소년 네르구이 바람사이(11)가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소개로 한국을 처음 찾은 건 지난 2013년이었다.
네르구이는 몽골어로 '이름없음'이라는 뜻이다. 심한 장애로 이름조차 짓지 않았는데, 한국에 들어올 때 여권에 이름을 적어야 해서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당시 6살이었던 네르구이는 코의 외부 형태뿐만 아니라 콧구멍도 없어 코로 숨을 쉴 수 없는 심한 기형을 가진 상태였다.
네르구이의 수술을 맡은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이마의 피부를 늘리는 조직 확장기 삽입술로 콧구멍을 만든 다음 구강과 연결해 호흡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갈비뼈와 연골을 가져와 콧대와 콧방울을 만들었다.
새롭게 만들어진 비강 통로를 유지하기 위해 환자 맞춤형 비강 통로용 특수 스텐트를 삽입하고 코 외부의 흉터를 제거하는 수술도 시행했다. 이 특수 스텐트는 포스텍 연구팀이 서울성모병원이 제공한 CT(컴퓨터단층촬영) 이미지를 받아 디자인한 3D프린팅 구조물로, 국내 최초로 임상에 적용됐다.
이런 대수술을 받은 네르구이에게 큰 힘이 된 건 송중기씨였다. 당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메디컬 코리아'(MEDICAL KOREA) 의료홍보대사였던 송씨는 직접 병원을 찾아 네르구이를 격려했다.
그렇게 돌아간 네르구이가 5년 만에 서울성모병원을 다시 찾았다. 그동안의 성장에 맞춰 인공 코의 기능을 보완하고, 식사가 어려울 정도로 심한 부정교합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배우 송씨도 네르구이의 재방문 소식에 지난 14일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했다. 송씨는 5년 만에 다시 만난 네르구이에게 "학교에 잘 다니고 있었는지 많이 궁금했었다. 수술을 건강하게 잘 마치고 돌아가기를 바란다"며 반갑게 인사했다고 병원은 전했다.
주치의인 성형외과 이종원 교수는 "아직도 네르구이 얼굴의 윗부분(상악골)이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라 콧속이 계속 건조해져 숨쉬기가 불편하다"면서 "우선 치아교정을 먼저 한 뒤 성장 속도 등을 고려해 코의 기능을 원활하게 살리는 얼굴뼈 성형 수술 시기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르구이 치료에 드는 비용은 서울성모병원이 전액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