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백신·치료제 없다" 못 만드나? 안 만드나?

입력 2018-09-10 08:00
3년 만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가운데, 아직까지 메르스 치료제는 없는 것으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메르스가 국내를 강타한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연구개발(R&D)에 뛰어들었으나 아직 결실을 보진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과 진원생명과학 등이 메르스 치료제와 예방 백신을 각각 개발 중이다.

일양약품은 지난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신·변종 바이러스 원천 기술개발' 연구과제 선정 공모에서 메르스 치료제 개발 업체로 최종 선정돼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당시 일양약품은 2015년 메르스 바이러스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해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해온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후 외부 연구기관과도 공동 연구개발 등에 협력하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돼 질병 자체가 알려진 지 오래 되지 않고, 연구에 참여할 만한 절대적인 환자 수도 부족해 개발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전 세계 메르스 환자는 총 2천229명 발생했다.

메르스 DNA 백신(GLS-5300)을 개발하는 진원생명과학은 후보물질의 예방효과와 안전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해 9월 1·2a상 임상을 승인받은 후 최근 첫 번째 임상시험 대상자 접종이 이뤄졌다.

진원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GLS-5300은 미국에서 이뤄진 임상 1상에서 대상자의 95%에서 항체가 생성되는 등의 일부 면역반응이 확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회사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역시 임상시험 초기 단계인 만큼 결과를 단언하긴 어렵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모든 신약과 백신이 그러하듯 임상에 들어갔다고 해서 성공을 확신할 수는 없는 데다 개발이 종료될 때까지 소요되는 기간도 상당해 당분간 이러한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메르스 발생환자 수가 적어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할 실익이 적다는 의견도 있다. 한 해 중동지역에서 발생하는 메르스 환자 수는 200명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3년 동안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도 개발속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