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유치원 붕괴 위험, '큰 일' 날뻔 했다 "균열로 항의했지만 무시해"

입력 2018-09-07 10:51


10도 가량 기울어진 채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서울 상도유치원 측이 지난달 이미 균열이 시작돼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7일 오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함께 사고 현장을 방문한 유치원 관계자는 "유치원 바닥에 30~40㎜ 크기의 균열이 발생했었다"며 "지속적인 항의에도 감리사 측이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상도유치원은 올해 5월 구조 안전진단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6월과 7월 1·2차 계측에서는 별다른 이상징후가 없었지만 8월 22일 3차 계측에서 이상징후가 발견됐다.

사고 전날에는 유치원장,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관계자, 구조안전진단업체 관계자, 공사현장 관계자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고 공사업체가 안전조치 계획을 제출하기로 약속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공사현장을 보니까 어떻게 저렇게 유치원이라는 교육기관에 거의 붙어서 공사했나 싶다"면서 "법적으로 가능하니까 한 것이다. 학교 안전 문제에 대해 경각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축관련법을 대대적으로 강화해 고쳐야 한다"며 "유치원 바로 옆에서 공사하는 것은 상식선에서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공사업체에) 경고까지 했는데 참혹할 정도"라며 "초기에 안전진단을 요청했고, 공사가 본격화한 8월에 이상 징후를 발견했는데 업체가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초등학교가 다행히 떨어져 있고 등교하는 경로가 다르다"며 "초등학교 등교는 문제없다고 판단했고, 원생 분산 배치 방법 등은 대책위를 열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11시 20분께 상도동 공동주택 공사현장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인근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는 7일 사고 현장에 전문가를 출동시키고, 긴급 공사를 제외하고는 공사를 전면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상도유치원 붕괴 위험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