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함식에 '욱일기'가? 日 함정, 美 항모 논란

입력 2018-09-06 21:42


다음 달 10∼14일 제주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 자위대 군함이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를 달고 참가하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군 소식통은 6일 "제주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 자위대 구축함 1척이 참가한다"며 "이 군함은 욱일승천기를 달고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1998년과 2008년 국내에서 열린 국제관함식 때도 일본 군함이 욱일승천기를 달고 참가했다"며 "일본 해상 자위대가 이 깃발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주최 측 입장에선) 일본 함정이 욱일승천기를 달고 입항하는 것을 금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이 사용한 욱일승천기는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통한다. 지금은 일본 해상 자위대가 자신들의 부대기로 사용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욱일승천기를 단 자위대 함정의 제주 입항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은 우리가 주관하고 또 세계 해군을 초청해 열리는 전 세계 해군 축제의 장"이라며 "그래서 이러한 행사의 성격과 자국의 군함에 자국의 해군기를 다는 국제관례 등을 고려해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해군에 따르면 이번 제주 국제관함식에는 국내외 50여 척의 함정이 참여한다.

이지스함과 구축함, 호위함 등 우리 해군 함정 이외 21척의 외국 군함이 참여한다.

외국 함정 중에는 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호(CVN-76)과 순양함인 챈슬러즈빌함(CG-62) 등 미 해군 함정 4척도 포함된다.

해군 관계자는 "미 항공모함이 제주 국제관함식에 참여하지만, 항모의 한반도 전개를 계기로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호는 배수량 10만3천t에 전장 332m다. 갑판 넓이는 축구장 3배인 1천800㎡이며, 슈퍼호넷(F/A-18) 전투기와 전자전기(EA-6B), 공중조기경보기(E-2C) 등을 탑재하고 있다.

미 해군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는 작년 11월 항모 3척이 동시에 한반도 인근 해역에 투입된 이후 11개월 만이다.

올해 제주 국제관함식에는 러시아와 중국, 인도 등의 해군 함정도 참가한다.

러시아는 순양함(바랴그함·1만1천t급)과 구축함(애드미랄펜텔레예브함·8천600t급), 지원함(보리스부토마함·2만3천t급) 등 3척, 인도는 구축함 1척, 태국은 호위함 2척 등을 각각 보낸다. 중국은 통상 국내에서 열린 관함식에 구축함 1척을 보냈다. 인도네시아 해군에선 범선이 참가한다.

해군은 "호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러시아, 싱가포르, 미국 등 8개국은 우리나라가 개최한 세 번의 국제관함식에 모두 군함을 보내게 됐다"며 "미국 순양함 챈슬러즈빌함이 199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러시아 순양함 바랴그함이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대한민국 해군의 국제관함식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국제관함식으로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 해군 장병들은 총 1만여 명에 이른다"며 "이들은 관함식 기간 중 국가별로 공개행사, 승조원 문화탐방, 참가국 간 친선활동, 함정기술 세미나 등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참가국 대표단은 아데 수판디 인도네시아 해군참모총장과 블라드미르 이바노비치 코롤레프 러시아 해군사령관, 존 아퀼리노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 등 참모총장급 30명과 대표장성 15명을 구성된다.

대표단은 관함식 기간 해군과 양자대담은 물론 서태평양해군심포지움(11일), 함정기술 세미나 및 해양무기 학술대회(10∼11일), 특별방산기획전(14일), 해상사열(12일) 등에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