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의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였던 리스트와 쇼팽의 숨겨졌던 첼로 명곡들이 담긴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Enrico Pace)의 앨범 [Cantique d’Amour(사랑의 찬가)]가 9월 6일 발매한다.
이미 [브람스 & 슈만 :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 전곡집](2014) 앨범을 통해 음악적 상상력과 깊이를 보여준 두 연주자의 두 번째 앨범으로, 이번 앨범 녹음은 지난 3월 통영 콘서트홀에서 진행되었다.
양성원과 엔리코 파체처럼 작곡가 리스트와 쇼팽 역시 동시대를 살았다. 리스트는 외향적인 비르투오소의 삶의 정점에 있었던 반면 쇼팽은 내성적이고 섬세한 살롱 피아니스트에 가까웠다. 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그들은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니고 있었는데, 리스트는 베토벤을 동경하며 베를리오즈와 같은 낭만주의 음악가들의 길을 따랐다면, 쇼팽은 바흐와 하이든, 모차르트를 가슴속 깊이 존경했다. 하지만, 다르게 보이는 두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특징이 있는데, 바로 현악기를 위해 작곡한 곡이 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양성원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리스트가 담당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편곡을 찾아냈다.
리스트의 곡 중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는 <잊힌 로망스 S.132(Romance Oubliee for Cello and Piano, S. 132)>, <슬픔의 곤돌라 S.134(La Lugubre Gondola for Cello and Piano, S. 134)>, <노넨베르트의 작은 방 S.382(Die Zelle in Nonnenwerth for Cello and Piano, S. 382)>, <엘레지 1번 S.130(Elegie No. 1 for Cello and Piano, S. 130)>, <엘레지 2번 S.131(Elegie No. 2 for Cello and Piano, S. 131)>, 여섯 개의 곡으로 이루어진 <위안(Consolation-Six Pensees poetiques)>이 담겼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 리스트 작품의 대미를 장식하는 두 곡으로는 열 곡의 <시적이고 종교적인 선율 S.173(Harmonies poetiques et religieuses S. 173)>에서 가져 온 <아베 마리아(Ave Maria S. 173 No. 2)>와 <사랑의 찬가(Cantique d'Amour S. 173 No. 10)>가 앨범에 수록되었다.
특별히 리스트는 <위안>의 첫번째 곡과 네번째 곡을 쉬지 않고 붙여서 연주하라고 지시하였는데, 이번 앨범은 이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또한, 리스트의 마지막 곡 <사랑의 찬가>의 첼로 버전은 양성원 본인과 늘 함께하는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가 직접 편곡한 버전으로 수록됐다.
쇼팽의 작품 중 말년에 작곡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Op. 65(Sonata in G minor for Cello and Piano Op. 65)>와 커리어 초창기에 쓰인 <서주와 화려한 폴로네이즈 Op. 3(Introduction and Polonaise brillante in C Major Op. 3)>가 앨범에 수록되었다. 앨범의 마지막은 수많은 쇼팽의 명곡 중 특히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는 쇼팽의 <올림 다단조 녹턴 (Nocturne in C sharp minor, Op. posth)>으로 끝을 맺는데, 1830년에 작곡되었으나 그의 사후 2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록 출판되지 않았던 작품으로 쇼팽의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이번 앨범에는 수록곡 연주 영상이 포함된 DVD도 추가되어 듣는 즐거움과 함께 보는 즐거움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