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활성화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투자 한도를 늘리고 사모펀드 투자자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를 육성하고 IPO 주관사가 공모가를 산정할 때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1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통해 이 같은 정책 계획을 밝혔습니다.
최 위원장은 "한국 자본시장은 왜 미국, 유럽, 중국처럼 ‘빅 위너(Big Winner)’를 만들어내지 못하는지를 짚어보니 한 기업에 공급되는 투자 금액이 너무 적은 데 문제가 있었다"며 "벤처 투자자금이 주로 정책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데에서부터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책자금의 경우 공적 규제를 받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은 한 두개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2017년 기준으로 국내 벤처 투자자금 비중 중 민간자금은 46%에 불과하다"며 "2015년 미국이 88%, 유럽이 79%인 것과 비교했을 때 국내 민간 투자자금은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 간 조달 금액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데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2017년 기준으로 상장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조달한 지금은 약 42조원인 반면, 비상장기업의 자금 조달은 조 단위도 안 되는 6700억원에 불과하다"며 "자금조달 체계와 투자자, 자본시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증권사의 중개기능 등 여러 제도가 대부분 상장기업 위주로 디자인됐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먼저 혁신기업이 보다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소액공모 시장은 조달 금액을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발행 회사의 제한을 최소화하고 조달 금액 한도를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사모펀드 구분 기준인 ‘49인 이하’ 기준을 변경하고 참여한 투자자가 전문투자자로 구성된 경우 공개적인 자금모집을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 자산유동화 제도를 전면 재정비 해 중소기업의 신용평가를 받지 않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건전하면 유동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전문투자자 요건을 다양화하고 등록 절차를 간소화해 전문투자자군을 육성하고 역할을 강화하고, 투자은행(IB)이 비상장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활발히 진행할 수 있도록 레버리지 비율 등 건전성 규제를 정비함은 물론 신기술금융업 겸영을 더 늘려나가기로 했습니다.
IPO 제도 역시 개편할 방침입니다.
IPO 주관사가 최초 가격을 산정하는데 있어 자율성을 높이고 주식 배정의 공적 규제도 최소화하는 한편, 기업 상장 후 적극적으로 시장 조성을 해야 하는 역할을 부여하고 인수인의 법적 책임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증권사의 자금 중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사에 적용되는 사전 규제를 최소화하고 사후 규제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정책 방향도 밝혔습니다.
최 위원장은 "정보 교류 차단 장치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겠다"며 "차이니즈월에 대해 법령에서는 정보교류 차단장치 원칙만 제시하고 회사가 자율적으로 설정하고 운영하도록 하고 업무위수탁 규제의 경우 허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사후 보고 형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자본시장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여건을 마련하고 자세한 내용 수렴하고 구체화해서 세부 추진방안 별도로 발표하겠다"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수 있지만 큰 틀에서 이런 방향을 가급적 빨리 이뤄지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