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경제의 원톱은 대통령이다

입력 2018-08-30 14:19
[한국경제TV-증시라인]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비가 정말 많이 왔습니다. 서울에만도 상당히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모쪼록 더 큰 피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어제 경제 뉴스 중에 가장 크게 다뤄진 건 역시 김앤장,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만남이었습니다. 김동연 부총리가 직접 한 얘깁니다만 그렇습니다 이 두 사람의 만남이 이렇게 뉴스가 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겁니다.

사실 어제처럼 언론의 스폿트 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두 사람 자주 만납니다. 동시에 참석하는 각종 행사도 많고 또 대통령이 주재하는 경제관련 회의 때도 자주 마주칩니다. 그런데도 어제의 만남이 이슈가 되는 건 이 두 사람 간의 생각의 차이가 크고 또 그 차이가 경제 정책의 혼선으로 표출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신문이 어제의 만남을 경제 투톱의 회동이다 뭐 이렇게 제목을 뽑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경제가 무슨 축구도 아니고 투톱이 맞는 얘기입니까?

경제 부총리와 청와대의 정책실장이 각자의 역할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그래도 누군가 한 사람이 이니셔티브를 갖고 정책을 만들고 집행해야지 투톱이 각자의 다른 생각을 정책에 반영하려고 하면 아마 지금처럼 의례적인 만남도 언론의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경제는 원톱이어야 하며 그 원톱은 사실 대통령의 자리입니다. 그 원톱을 정책실장은참모로서 보좌하고 부총리는 실천으로 집행하는 것입니다. 소득주도성장도 혁신성장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지 소득주도는 장하성 실장의 정책이고 혁신성장은 김동연 부총리의 정책이고 그런 게 아닙니다.

나아가 소득주도 성장은 청와대가 챙기고 혁신성장은 행정부가 챙긴다는 발상도 잘 못된 것입니다. 오히려 공정경제라는 또 하나의 정책목표까지 융합해서 하나의 기조를 만들고 그것을 스텝과 집행자로서 기능해야만 어제와 같은 해프닝은 반복되지 않을 겁니다.

대통령은 외교, 안보에 치중하고 경제는 실장과 부총리가 챙긴다는 인상을 줘서는 곤란합니다. 대북문제나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 등 이른바 한반도 문제에 대해 운전자의 입장에 서듯이 경제 문제도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합니다. 우리 경제의 운전자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예전에 어떤 대통령이 젊은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라고 하고 전적으로 맡겼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당시의 호 경기도 그렇게 믿고 맡겼기 때문이라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과론이라고 봅니다.

어쩌면 당시의 경제 규모나 구조를 고려했을 때 그런 스토리가 가능했을 지도 모릅니다. 대통령이 경제 문제에 대해 만기침람 그러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기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다만 경제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현상에 대한 철저한 파악과 정책 성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기반으로 한 원톱의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열띤 토론도 좋고 다양한 생각의 공유도 좋습니다만 국민들에게 내어놓는 경제정책은 그 토론과 공유의 결정체로서 완성품이 나와줘야 국민들은 안심하고 정부를 신뢰합다. 더 이상 경제 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의 만남이 카메라 플래쉬 세례를 받지 않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