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늘(26일) 통계청장을 전격 교체한 배경을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날 신임 통계청장에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임명됐습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1966년 서울 출생으로 숭실고,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경제학 석사, 박사를 나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연구실장과 기초보장연구실장, 소득보장정책연구실장을 거쳐 현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지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강신욱 통계청장은 경제학자 출신으로 소득분배·빈곤정책·사회통합 분야에 정통한 통계전문가"라며 "신규 정책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통계지표 발굴·조사방법 개선 등 신뢰성 있는 통계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통계청을 국가데이터 허브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지난해 7월 임명된 황수경 통계청장은 1년 1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통계청장 교체 인사와 관련해 최근 통계청의 고용동향, 가계동향 발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습니다.
'일자리 정부, 소득주도 성장'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고용과 소득분배 지표 악화가 가장 뼈아픈 부문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과 2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취업자수가 8년 만에 최저치를, 소득분배가 10년만에 최악으로 악화됐습니다.
통계청장이 바뀐 이날 공교롭게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취업자의 증가 수가 급격히 둔화되었고, 저소득층인 1·2분위 가구의 소득이 감소해 분배가 악화됐다는 결과가 발표됐다"면서 "국정에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선 통계청 경제지표 조사에서 표본구성에 문제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통계청이 가계(소득)동향조사를 발표하면서 표본가구를 5500가구에서 8000가구로 늘려잡으면서 소득하위 20% 가구 수가 과도하게 포함되면서 지난해보다 소득 격차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와대가 강신욱 통계청장의 인사 배경으로 '소득분배 통계전문가'라고 밝힌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 청장은 보건사회연구원 소득보장정책연구실장으로 있던 지난 5월 청와대 지시를 받아, 통계청 가계소득 동향 자료를 분석해 청와대에 제출한 인물입니다.
당시 1분기 소득분배가 크게 악화된 통계가 나오자 청와대는 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노동연구원에 재분석을 의뢰했고,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밝혔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보건사회연구원과 노동연구원이 정부기관인 통계청 지표를 재분석한 결과를 신뢰한 셈입니다.
그런데 '부정확한 통계'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당시 홍장표 경제수석이 "근로소득만 따로 떼어내 분석해보면 하위 10%를 제외한 모든 계층의 근로소득이 늘었다"는 두 연구원 결과를 청와대 기자들에게 직접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론'을 처음으로 역설한 홍장표 전 경제수석은 지난 6월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 특위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