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폭탄' 피해 4시간 통근…'미친 집값' 서울만 치솟을까?

입력 2018-08-26 09:17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세계 여러 도시의 주택 임대료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치솟고 있다.

집이 없는 사람들은 미친 듯이 오르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하루 몇 시간 걸려 통근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

26일 부동산 검색엔진 주거(諸葛)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의 월세는 지난달 말 현재 1년 전보다 25.6% 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작년보다 거의 40% 폭등했다.

베이징은 소득 대비 월세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로 알려졌다. 베이징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들은 베이징에서 월급의 67%를 월세로 냈다.

베이징의 평균 월세는 7월 기준 1㎡당 91.5 위안이다.

글로벌 타임스는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2㎞ 떨어진 쉬안우먼(宣武門) 지역의 1980년에 지은 50㎡ 넓이의 방 1개 아파트 월 임대료가 월 8천위안(약 130만원)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베이징에서는 최근의 급격한 월세 상승의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임대 시장을 지배하는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지목돼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지난주 주택 당국이 주요 임대 사업자들을 불러 시장 가격보다 집세를 많이 받거나 파렴치한 수법을 쓰지 말라고 경고하자 즈룸, 단커 등 10개 임대 사업자들은 베이징 전체 임대 물량의 5%에 이르는 12만개를 신규 공급하고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고 베이징 부동산중개업체들의 단체가 밝혔다.

임대는 집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의 유일한 선택이다. 베이징의 주택 가격은 2016년부터 65%나 오른 상황이다.

지난 6월에는 톈안먼 광장 부근의 화장실도 없는 6.7㎡(약 2평)짜리 70년 된 단칸방이 5억원에 넘는 가격에 팔려 충격을 줬다.



미국에서는 평균 월세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렌트카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월세는 지난달 1천409달러(약 158만원)로 역대 최고였으며 1년 전보다는 39달러 올랐다.

일부 도시에서 고가 주택 월세는 낮아졌지만, 저소득층의 월세는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질로우 자료를 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가격대가 가장 싼 축에 속하는 주택의 월세는 2천600달러로 2011년의 1천700달러보다 거의 50% 뛰었다.

포틀랜드의 저소득층은 월평균 임대료가 1천100달러에서 1천600달러로 40% 넘게 올랐다. 시애틀의 저소득층 역시 전보다 40% 많은 렌트를 부담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저소득층의 월세는 18% 상승했다.

최근 CNBC 방송은 월세 중간 가격 4천500달러(약 500만원)에 이르는 살인적인 샌프란시스코의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자동차와 기차, 버스를 갈아타면서 하루 4시간, 왕복 140마일을 통근하는 대니 핀레이(30)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일랜드도 지난 2분기 기준 전국 평균 월세가 1천304유로(약 169만원)로 1년 만에 12% 올라 사상 최고였다.

이는 2011년의 저점보다 75% 오른 수준이다. '켈트의 호랑이'라 불리며 고성장하던 2008년의 고점보다도 26%나 비싸다.

수도 더블린에서는 월세가 10년 전의 피크 때보다 34%, 약 500유로 올랐다.

아일랜드에서는 과도한 월세 상승에서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2016년 말 정부가 일부 지역의 인상률을 4%로 제한했지만, 집주인들이 이를 무시하는 사례가 많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공급 부족이 큰 문제로 꼽히는 가운데 중·저소득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