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반기 결산일을 전후로 대규모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상장사들은 실제 손실이 아닌, 재무제표상의 형식적인 손실이라고 설명했지만 주가는 급락했는데요.
파생상품 평가손실, 도대체 이게 무엇일까요?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상반기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기록한 코스닥 상장사는 카페24, 세라테미콘, 알리코제약, 와이오엠 등 총 10개.
자기자본의 200% 이상이 손실로 인식되면서 부분 자본잠식 사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곳도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모두 CB나 BW 발행 이후 주가가 주식 전환가보다 크게 오른 곳인데, 공시가 나간 후 투자자들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상장사들은 "재무제표상 평가손실 인식은 실제 손실이 아니며, 현금 유출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코스닥상장사 관계자
“영업활동과 관련없는 손실인식 때문에 CB나 BW발행하는 데 있어서 최근에 눈치를 많이 보고 있다. 회사도, 투자자들도 피해를 보다보니 억울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회사가 CB나 BW를 발행할 때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조건이 붙어있는 경우에는 주식 전환가보다 주가가 상승할 때 가격차이만큼을 금융상품 평가손실로, 주가가 하락할 때에는 금융상품 평가이익으로 처리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주식 전환 행사가격이 주당 1만원인 100억원 규모 CB를 발행한 회사는 결산 때 주가가 1만5000원일 경우 그 차액에 해당하는 주당 5000원만큼을 손실로 인식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금조달창구가 많지 않은 코스닥상자사들의 CB발행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특히 올해는 코스닥벤처펀드의 인기가 과열되면서 CB발행이 더욱 늘었습니다.
하지만 CB 회계처리를 놓고 투자자들 혼란이 뒤따르면서 기업 펀더멘탈과 무관하게 주가가 왜곡되다보니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