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야기' 경로 바뀌나…중국 향하면 폭염 해소 힘들 듯

입력 2018-08-11 13:49


제14호 태풍 '야기'가 예상과 달리 중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 폭염 해소에 별 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사흘 전 발생한 '야기'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230㎞ 부근 해상까지 올라왔다.

현재 시속 29㎞로 서북서 방향으로 북상 중인 태풍 '야기'는 북한-중국 국경을 지나는 경로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청은 그러나 태풍이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중국 내륙에 상륙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밤사이 나온 자료들을 종합하면 시나리오가 1번에서 2번에 가깝게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면서도 "일단은 1번 기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자료를 더 분석해보겠다"고 말했다.

처음 시나리오대로라면 '야기'는 중국 연안을 따라 북상한 뒤 산둥반도를 지나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북한-중국 국경 부근을 지날 전망이다.

이 경우 일요일인 12일부터 화요일인 14일까지 태풍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 제주도, 중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불고 전국에 국지성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비가 내리면서 불볕더위의 기세가 수그러질 수 있다.

하지만 밤사이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계의 배치가 달라지면서 '야기'가 아예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우리나라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작고 폭염과 열대야가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

기상청이 제시한 세 번째 시나리오는 태풍이 북한-중국 국경 부근이 아닌 남한과 가까운 북한 황해도 쪽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이 경우 폭염이 약해지는 것을 넘어 태풍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이 시나리오가 1, 2번보다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

기상청은 '야기'의 예상 진로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더 분석한 뒤 이날 오후 한층 구체적인 예보를 내놓을 계획이다.

'야기'는 일본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염소자리(별자리)를 의미한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