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해에 1회용 컵만 257억개를 사용하는 한국은 플라스틱 사용량 세계 1,2위를 다툼니다.
중국이 폐자원 수입을 금지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심각성이 알려졌고, 정부도 저감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기업과 소비자에 책임을 떠넘기는 땜질식 처방에 그쳤단 지적입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8월부터 커피 매장에서 음료를 마시는 손님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면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손님, 매장에서 드시면 머그컵 괜찮으실까요?”
개인컵을 소지한 고객에게는 300~400원을 할인해주고, 머그컵을 권장해보지만 1회용컵을 고집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습니다.
매장 내 머그잔 사용을 늘리기 위해선 시민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당장 8월부터 단속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광수 직장인
"매장 내에서는 머그컵을 사용해야 한다는 걸 오늘 처음알았어요. 도입 취지는 좋은 거 같은데 정책적인 홍보를 더 하면 사람들이 좀 더 공감하고 동참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컵 재활용이라는 근본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한 정부가 기업과 소비자에 책임을 떠넘긴 것에 불과하단 지적도 있습니다.
1회용컵 금지 대신 빈병 보증금제도처럼 플라스틱 컵에도 보증금을 줘 1회용컵을 반납토록 하거나 위생을 염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플라스틱 컵을 소독해 사용하는 등 재활용 방법을 강구해야 한단 겁니다.
<인터뷰> 김현경 활동가(서울환경운동연합)
"(매장 내에 플라스틱 컵) 소독기를 구비하면 되요. 장기적으로 봐도 기업들이 일회용 컵을 구매하고 폐기하는 데 비용을 쓰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더 의미있는 일입니다. 사람을 한 명 더 고용할 수 있고, 위생적인데다 환경적으로도 더 의미있는 일입니다"
소규모 커피 매장에선 아직도 테이크 아웃 커피가 훨씬 저렴한 것도 문제로 꼽습니다.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게끔 하는 현재의 문화와 인식 자체를 바꾸는게 중요하단 겁니다.
심지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21곳은 자발적 협약에 불과해 이번 단속에도 과태료 부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1회용컵 금지 정책이 실효성이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황선현 환경운동연합 부장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은 부분을 자발적 협약이라는 형식으로 기업들의 선의를 중심으로 한 대책일 뿐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선 기업과 시민의 각성·협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땜질식 처방으로는 이들의 동참을 얻어내긴 쉽지 않아보입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