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간 27일 서울 시내 대표적인 피서지 곳곳에서 경찰이 음주 운전 특별단속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오는 8월 12일까지 북한산, 난지 캠핑장, 중랑캠핑숲, 우이먹거리마을 등 서울 시내 피서지 19곳에서 하는 '여름휴가 절정기 음주운전 집중단속' 차원이다.
특별단속 첫날인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마포구 난지캠핑장에서 음주단속을 하던 경찰의 음주측정기가 '삐삐' 소리를 내며 요란히 울렸다.
소리에 놀란 운전자 김모(48)씨는 경찰 요구대로 차에서 내려 음주 측정에 들어갔다. 물로 입을 헹군 뒤 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071%. 운전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김씨는 "새벽에 친구 부인 빈소에 가서 일을 도와주고, 술을 약간 마셨다"며 "잘못한 것이니까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시내와 멀리 떨어진 곳이라 대리운전을 부를 수 없어 경찰은 김씨를 시내까지 데려다줬다.
오전 10시까지 진행된 음주단속에서 김씨 이외에 적발된 음주 운전자는 없었다. 출근 시간과 겹쳐 차량 정체가 발생했지만, 운전자들은 순순히 경찰 단속에 응하는 모습이었다.
마포경찰서 황규영 경위는 "주말에는 캠핑장에서 먹은 술이 깨지 않은 채 운전한 시민들이 종종 있다"며 "음주단속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음주 운전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강북구 우이먹거리마을과 서울 중랑구 중랑캠핑숲에서도 음주 운전 단속을 했다. 평일 낮이라 차량이 많지 않아 음주 운전자는 없었다.
경찰은 집중단속 기간 피서지 19곳에서는 주간단속을 하고, 이태원, 홍대입구, 선릉 등 유흥가를 중심으로 야간단속을 한다. 지역 특성에 따라 지점별 20∼30분씩 이동하는 방법으로 단속한다.
경찰은 여름 휴가철 들뜬 분위기와 맞물려 시내 피서지와 유흥지에서 음주 운전이 우려됨에 따라 특별단속을 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오후 5시 39분께 서울 광진구 아차산 입구 인근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승용차를 운전하다 보행자를 쳐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이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186%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음주 운전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숨지고 다쳤다"면서 "낮에 1∼2잔만 술을 마시더라도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