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OECD 잇단 경고 “韓, 최저임금 인상 너무 빨라”

입력 2018-07-27 15:11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계자들이 잇따라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지적했습니다.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IMF 아시아·태평양국 과장은 한미경제연구소(KEI)가 현지 시간 25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특정 지점을 넘어서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며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지오글루 과장은 IMF에서 ‘코리아 미션 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의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을 10.9%로 결정한 이후 나온 첫번째 발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페이지오글루 과장은 한국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펼 때 “프랑스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2005년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의 60%에 도달한 뒤 부작용이 생기자 인상 속도를 늦춘바 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도 올해 이미 62%대로 OECD의 2016년도 통계에서 50.4%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인상 속도가 가파릅니다.

페이지오글루 과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도 언급하면서 경우에 따라 통화정책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랜들 존스 OECD 한국경제 담당관도 최저임금 인상이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 고용을 약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존스 담당관은 “최저임금 인상 폭은 지역별로 수용할 수 있는 정도가 다르다”며 “서울 명동과 전라남도의 수용 여력이 같을 수는 없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