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무제표상 적자기업이더라도 기술력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상장의 기회를 주는 '기술특례상장제도'. 바이오벤처들은 대부분 이 제도를 통해 상장을 시도하는데요,
코스닥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와 금융감독원의 테마감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바이오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올해 상반기 기술특례상장을 신청한 바이오기업은 15곳. 실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업체는 엔지켐생명과학, 이원다이애그노믹스, 아이큐어, 올릭스 등 4곳 뿐입니다.
유망 바이오기업으로 꼽혔던 카이노스메드,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브릿지바이오가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업계를 긴장시켰고, 싸이토젠, 노브메타파마, 전진바이오팜 등은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두달 이상 심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실제 제도가 도입된 2015년 10곳에서 지난해 5곳으로 반토막이 났을 정도로 바이오기업에 대한 기술특례상장의 문턱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반기 분위기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기술특례상장으로 IPO를 준비하는 바이오 기업만 줄잡아 15여개에 달하지만 어느 곳도 코스닥 시장 진입의 성공 여부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개발비 무형자산화 문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네이처셀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금융감독당국이 바이오기업에 대한 회계감리 기준을 강화하면서 상장 요건 심사의 잣대 또한 한층 깐깐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 '몸값 1조'의 젠바디(면역진단)는 회계 이슈에 상장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했고 코스닥 삼수에 도전하는 '코넥스 대장주' 툴젠(유전자치료제)은 기술특례상장 방식과 테슬라상장(이익미실현 상장)제도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조율에 들어갔습니다.
[전화인터뷰] 바이오 업계 관계자
"매출이라던지, 가시성이 있어야 (상장) 허가를 내주는 부분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 등으로 금감원이나 금융위에서 방향을 정해주면 이에 따라 심사기준이 바뀔 수 있다. 연구개발비도 그렇고"
막대한 연구개발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바이오 기업에게 '상장'은 가장 안정적인 자금 확보 통로인만큼 상장 요건 강화는 업계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전화인터뷰]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많은 가능성 있는 기업들이 시장에 들어가서 일반인들의 평가를 받아 펀드레이징을 통해 회사를 밸류업하는 게 좋다고 본다. 중견제약사들이 벤처투자할 곳을 찾거나 하는 움직임들이 계속 있지만 아직까지는 IPO가 최종적인 리셋이니 확대할 필요는 있다."
바이오주 급락이 증명하듯 잇따른 악재에 급격히 위축된 바이오 업계, IPO로 활력의 모멘텀을 찾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