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덕후 '김범수'…"레스케이프 호텔은 플랫폼"

입력 2018-07-17 16:27


신세계그룹이 첫 독자 브랜드 호텔 '레스케이프(L’Escape)'가 모습을 드러냈다. 프랑스어로 '탈출'이다. 중세 프랑스풍의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는 그야말로 고급스럽다. 조명을 밝게 밝히지 않았지만 곳곳에 강렬한 색채를 사용해 현대적인 감각도 더했다.

이 호텔 프로젝트를 이끈 주인공 김범수 총지배인(상무)은 의외로 '호텔리어'가 아니다. 오히려 '팻투바하(Pat2Bach)'라는 블로그 잘 알려진 파워블로거라는 이력이 눈에 띈다.



직장생활을 하며 시작했던 김 상무의 블로그는 음식과 여행을 소재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한 때는 하루 방문자가 20만명을 넘을 정도였다. 그의 포스팅과 평가에 따라 업계가 들썩일 정도였다. 그래서 그가 신세계로 스카우트 된다는 소식 역시 온라인 세상에서 화제가 됐다. 덕질이 직업이 된 '미식(美食) 덕후의 성공스토리'라고 불렸다.

김범수 상무는 '정용진의 남자'로도 불린다. 정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신세계의 변화와 혁신의 한 축을 그가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2011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한 이후 주요 식음(食飮) 공간과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기획을 담당해왔다.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와 수제 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 센트럴시티 파미에스테이션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래서 김 상무는 '레스케이프'가 단순한 호텔이 아닌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신세계와 이마트가 가진 다양한 콘텐츠들이 사람들과 만나는 접점이 되고 실험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다양한 비지니스와 협업이 핵심이다. 직접 둘러본 '레스케이프'는 수많은 협업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김범수 상무는 "이 호텔이 항상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생기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분야별 최고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레스케이프'는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호텔과 경쟁하지 않는다. 호텔을 넘어 첨단 유행을 달리며 멋지게 놀고 마실 수 있는 모든 공간이 레스케이프의 경쟁자다. '레스케이프'는 다른 호텔과 다른 먹을거리와 마실거리를 준비했다.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김범수 상무의 안목과 인맥으로 만들어진 수준 높은 식도락의 항연을 기대하는 이유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김 상무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프로젝트를 준비한 기간만 2년입니다. 그 기간만큼 떨리지만 고객들에게 선보인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 설렌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레스케이프를 어떤 호텔로 만들 것인지 물었다. 그의 대담은 명확했다. "외국인들이 서울에 오면 꼭 가봐야 하는 핫한 공간. 글로벌 트랜드를 쫓는 고객들이 해외에 가지 않고도 공간과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곳. 그런 호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