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 그리고 연내 KB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진입이 예상되면서 발행어음 시장을 둘러싼 초대형IB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최근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판매 시작과 맞물려 선발 주자인 한국투자증권이 3% 금리의 발행어음 특판을 선보이는 등 양측간 미묘한 신경전도 보이고 있는데요,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한 NH투자증권.
이달 초 첫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해 9일 현재 기준으로 7천억원 가량을 팔았습니다.
3개월 판매 목표치 1조원의 70%를 불과 열흘여만에 판매했는데, 이런 속도라면 연말 목표 1조5천억원 발행도 무난해 보입니다.
발행어음의 경우, 은행 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매력적인데다가,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 등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게 관련업계의 설명입니다.
이처럼 발행어음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계 내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로 최근 발행어음 사업에 나선 NH투자증권이 선발 주자인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금리 보다도 0.2%포인트 높은 적립형 발행어음 상품을 선보이자, 이 시기를 전후로 한국투자증권은 3개월 만기 3% 발행어음 특판을 진행했습니다.
후발주자를 겨냥한 견제용이라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데, 발행어음 시장을 둘러싼 초대형IB간 치열할 경쟁이 예고되는 대목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업계 최초로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했으며, 판매 이틀만에 5천억원이 몰리면서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3월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판매 잔고는 2조2,70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달 말로 불법 자전거래로 인한 금융감독당국의 징계가 만료되면서 KB증권도 연내 발행어음 사업 진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KB증권의 경우 후발주자로서 공격적인 영업이 예상되는데, 자칫 금리 경쟁으로 이어질 공산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경쟁 격화가 예상되면서 역마진에 대한 우려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관계자
"(발행어음을) 많이 파는 것 보다는 들어오는대로 자금운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걸 잘 맞춰서 팔아야 한다. 무작정 많이 판다고 해서 좋은게 아니다"
발행어음 사업 초기 안정적 자금운용 측면에서 주로 회사채나 기업대출 등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최근의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는 회사채 등의 가격에 영향을 미쳐 자칫 역마진도 우려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