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영토 쟁탈전②] '승자독식' 모바일의 교훈...사활건 AI 플랫폼 경쟁

입력 2018-07-06 17:13
<앵커>

기업들이 치열한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AI 플랫폼을 사용하는 가입자들을 최대한 확보해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섭니다. 이 때문에 당장 수익을 담보할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인데도 서비스 개발과 보급에 목을 매고 있는데요.

정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공지능(AI)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연동성입니다.

음성인식 스피커 하나가 통합 플랫폼으로서 모바일과 가전제품, 전자상거래까지 연결시킵니다.

즉 플랫폼을 점령하기만 하면 펼칠 수 있는 사업이 무궁무진해지는 덕에 기업들이 앞다퉈 파트너사를 늘려가며 AI 플랫폼 확장에 열을 올리는 겁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노키아 등 수많은 회사가 플랫폼 역할을 하는 운영체계(OS) 경쟁을 펼쳤습니다.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에게 자신의 운영체계(OS)를 공개해 시장을 넓힌 구글과, 아이폰 판매에 힘입은 애플만이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활성시키면서 경쟁자들은 모두 뒤로 밀려났습니다.

결과적으로 모바일 운영체계 시장을 장악하다시피한 두 회사가 앱 마켓에서만 한해 65조원이 넘는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우수한 제품을 만들고도 정작 소비자의 놀이터라고 볼 수 있는 운영체계를 외국기업에 내준 경험탓에 국내 기업들도 AI만은 독자 운영체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물론 제조업체 삼성전자, 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 모두 독자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해 경쟁구도를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존이 전자상거래업체라는 특성으로 AI 스피커를 대폭 보급하는 사이, 최대 인터넷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한 구글은 구글홈을 내놓고 플랫폼 경쟁에 합류했습니다.

중국 알리바바도 지난해 AI랩을 창설해 '티몰지니' 라는 음성인식 스피커를 판매 중이고,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의료·헬스 분야에 전문 AI 플랫폼을 확장 중입니다.

<인터뷰> 장준혁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인공지능 플랫폼을 스마트홈이나 자동차 등으로 한 번 가져가게 되면 일종의 락인(Lock-in)효과가 발생해서 다른 사람들이 다시 가져오기가 매우 힘든 구조가 됩니다. 추후에는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의 장악권까지 갖게 됩니다."

구글은 조만간 구글홈을 국내에 출시하고 국내 기업과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입니다.

한 번 빼았기면 되돌릴 수 없는 탓에 기업들은 인공지능 시장에서도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