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거대 규모의 국민연금이 일년 가까이 기금운용본부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직무대리마저 사의를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유주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던 조인식 실장이 4일 휴가중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국민연금이 뚜렷한 이유 없이 기금운용본부장 공모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입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이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으며, 이와 관련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의 후임으로 온 강면욱 전 본부장이 지난해 7월 사퇴한 이후 기금운용본부장은 장기간 공석으로 남아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올해 4월말 기준 적립금 규모는 635조원으로, 매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 호황 덕에 지난해 운용수익률이 7.28%로 5년래 최고였다고 하지만 같은 기간 공무원연금(8.8%), 사학연금(9.2%) 등 국내 연기금, 비슷한 규모의 해외 연기금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올들어선 1분기 수익률이 -0.21%로 급감하는 등 글로벌 투자환경이 변화하고 있지만 수장뿐 아니라 운용역 모집에도 애를 먹고 있습니다.
최고결정자도, 책임자도 없는 상태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조급히 도입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내 주식만 135조원을 보유하고 있고, 299개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대주주이지만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의 한 본부로 돼 있는 지배구조로 인해 정부와 정치권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습니다.
또 기금운용본부장 최종 후보였던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대표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탈락한 데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코드인사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어, 이에 대한 해명이 먼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