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 안녕하십니까]정책U턴에 혼란‥미뤄지는 미래투자

입력 2018-07-04 17:26
수정 2018-07-04 21:25
<앵커>

나라 밖에서 이처럼 커다란 파도가 몰려오는 동시에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제정책 방향이 180도 바뀌면서 현장의 기업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급격한 변화로 적응이 어렵다는 볼멘 소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업들이 요즘 처한 국내 경영환경은 제품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성장 동력을 찾는데 초점이 맞춰지기 보다 정부의 새로운 경제 정책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는 데 맞춰져 있습니다.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우리경제의 기초체력을 높일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있지만 기업들이 맞닥뜨린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이 대표적인 예.

소득증대와 늘어난 여가시간이 내수 소비 진작을 이끌고 이는 경기개선과 더불어 기업을 활성화할 것이란 그림이지만 꽤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인터뷰>

중견기업 재무담당 임원

"(최저임금) 7500원정도까지는 흡수가 그나마 가능한데...(최저임금이) 1만원까지 가버리면 영향을 많이 받는다. 코스트(비용)가 올라가면 당연히 견적을 낸다든지 입찰을 들어간다든지 할 때 반영을 할 수 밖에 없는데..."

한국경제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로 부담해야할 기업의 비용이 12조 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 바 있습니다.

더구나 이런 추가 비용 부담의 70% 가량이 300인 이하 사업장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정부도 300인 이하 사업장으로 적용 시기를 늦춰 논 상태입니다.

문제는 살아나는 듯 보였던 경기가 최근 곳곳에서 이상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14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취업자 수는 올들어 10만명대로 추락한 이후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주요 민간 경제연구기관들(현대경제연구원, 국가미래연구원)은 우리나라가 경기침체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여기에 국내 주요기업들을 향한 지배구조 개편 압박은 기업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6월14일 취임 1주년 간담회)

"대기업 집단의 대주주 일가들이 비주력 비상장사의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계속되면 언젠가는 공정위의 조사와 제재 대상이 될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등의 도입은 배당 등 주주배려 정책 자금의 지출을 늘리고, 지주사 전환 등 순환출자 고리 해소 작업은 자사주 매입이나 기업분할 합병 등의 비용으로 소진 되는 상황입니다.

기업들은 경제정책의 대변환은 커다른 배의 방향을 트는 것과 비슷하다며 너무 갑작스런 방향 전환에 배가 기울며 침몰위기를 맞지 않게 속도 조절을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