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등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 이탈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또다른 악재가 등장했습니다. 글로벌 펀드들의 투자기준이 되는 MSCI 신흥국 지수에 사우디아라비아가 편입되면서 한국 투자 비중이 더 줄게 된건데요 구체적인 규모와 한국 증시에 미칠 영향을 유주안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 MSCI가 신흥시장지수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를 새롭게 편입했습니다.
글로벌 펀드들이 추종하는 이 지수에 올해부터 중국 A주가 편입된 데 이어 이들 국가들이 추가로 편입되면 같은 신흥시장으로 분류되는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은 줄어들게 됩니다.
최근 금융 불안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편입 대상 종목이 제한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다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타다울(tadawul) 지수가 지난 1년간 17.5% 상승하는 등 사우디아라비아 증시가 최근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현재 기준으로 MSCI 지수에 편입된다고 가정하면 전체에서 2.6%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여기에 기업가치가 2조 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가 연내 상장에 성공할 경우 사우디 증시의 영향력은 더 커집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적게는 3조7천억원에서 많게는 8조원의 자금이 국내 증시를 빠져 나갈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는 중국의 지수편입에 따른 영향보다 더 큰 규모입니다.
[인터뷰] 하인환 SK증권 연구원
"MSCI 신흥국 지수 추종하는 자금을 설정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규모에 차이가 난다. 저는 1조5천억 달러 가정하고 환율 1100원 고려해 (자금이탈 규모를 7.9조원으로) 계산했고…2019년 이벤트이기는 하지만 중간중간 액티브 자금들은 미리 뺄 수 있어서 수급적으로 좋은 환경은 아니다. 그렇다고 원화가 강세로 가지도 않을 것 같고..."
가뜩이나 불안한 수급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가 또하나의 암초를 만나며 수급상황은 더 불리해지게 됐습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긍정론보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많은 전문가들이 투자범위를 일부 대상으로 좁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미국, 유럽 등 주로 선진국의 소비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중국의 소비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과거 생필품에서 지금은 사치재 경기재량형 소비재들 구매와 수입도 늘고 있고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류, 화장품, 미디어, 콘텐츠주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
미중 무역분쟁과 달러 강세 흐름이 완화되어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만큼 당분간 방어적인 자세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