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상단> 테슬라 상장 요건 악용 '우려'
상장 부적격 바이오업체 '기웃'
<앵커>
적자기업이라도 증시 상장이 가능하도록 한, 일명 테슬라 요건 상장 제도가 최근 코스닥 활성화 일환으로 요건 자체가 완화되면서 일부 부적격 바이오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악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상장 루트인 기술특례상장의 엄격한 기술성 평가를 피하는 동시에, 테슬라 요건 상장의 첫 사례인 카페24의 대흥행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는데 우려감이 적지 않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적자를 내고 있더라도 성장잠재력을 갖췄다면 증시 상장이 가능하도록 한, 일명 테슬라 요건 상장 제도.
최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과 맞물려 자기자본 기준 신설 등 요건을 다양화하는 규정 개정을 통해 종전보다 기준을 크게 완화했습니다.
기준 자체가 완화되면서 일부 바이오업체들을 중심으로 테슬라 요건 상장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데, 일부 상장 부적격 바이오업체들의 악용 소지에 대한 우려감도 나옵니다.
[인터뷰] 한국거래소 관계자
"취지와 다르게 기업들이 악용하는 거다. 문의들이 있는데, 그런 문의들은 대부분 기술평가에 자신이 없는 기업들이다. 그러니까 이쪽(테슬라 요건)으로 오려는 거죠"
통상 바이오업체들의 경우 신약 등의 연구개발 등 지속적인 투자비용 발생으로 대다수가 적자 상태여서, 일반 상장 요건을 충족하기가 어려운 만큼 주로 기술특례을 적용받아 증시 상장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외부의 검증된 기관으로부터 기술성 평가를 거쳐, 일정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문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27곳이 기술평가를 받았지만 10곳이 이른바 '불합격' 판정을 받았으며 올해도 6월 현재 5곳이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 6개월 이전에는 재평가 신청이 불가능한데다가, 기업 평판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일면서 업체 대다수가 꺼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반해 테슬라 요건은 최근 기준이 완화된데다가 적자기업이라도 상장이 가능하고, 기술성 평가의 경우에도 일정 등급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는 제한이 없는 만큼, 일부 상장 부적격 바이오업체들의 악용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증권업계 IPO 관계자
"바이오라고 하면, 당연히 그 안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성 평가를 안받고 들어오는 것은 시장의 컨센서스와는 맞지 않다. 외부에서 (기술성 평가를 안받고 상장하겠다는) 그런 애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듣기는 많이 들었다. "
가뜩이나 분식회계 논란과 주가조작 의혹, 그리고 고평가 부담 우려 등으로 바이오주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에서 완화된 테슬라 요건 상장 제도를 둘러싼 악용 소지 우려는 자칫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도 비화될 공산이 커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