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7일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의한 북한 비핵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회담을 중단·파기하는 것이 차라리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다시 적당한 수준의 합의가 이루어져 북한을 지원하게 된다면 핵과 미사일을 더 고도화시켜서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게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미국이 요구하는 핵탄두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미국 내 조기 반출이 실현되기를 바란다"면서 "이는 핵 폐기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관되게 추진하는 게 '아메리카 퍼스트'인데 미국의 안보만 담보된다면 어떤 방향으로든 합의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게 되면 미국이 자유세계 국가의 리더라는 위치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해도 미 의회에서 제동을 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대표는 "이번 미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는 것을 결단코 반대한다"면서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문제 역시 결코 협상 테이블에 올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완전한 비핵화의 달성 이후가 가장 좋고, 체제 보장 차원에서 불가피해도 비핵화의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진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홍 대표는 "우리는 남북대화를 반대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면서 "그런데 북한이 자기 체제를 유지할 핵무기라는 수단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에 나설 것이라고 믿는다면 바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핵을 가진 집단과 핵을 가지지 못한 나라는 군사적 균형이 깨진다"면서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은 자체 핵무장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경제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를 발전시켜 온 시장경제 체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급등과 근로시간 단축, 귀족노조에 휘둘리는 노동시장의 경직성 강화는 경제를 절망의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는 끊임없이 정치보복을 해왔고, 또 북핵협상으로만 1년을 보내는 동안 우리 국민의 생활향상이나 살림살이는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고, 6월 13일 지방선거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독주를 견제할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홍 대표는 "최악의 상황에서 광역단체장 가운데 6곳만 유지할 수 있으면 지방선거는 승리로 본다"면서 "지방선거가 끝나면 보수우파가 하나가 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미북정상회담의 파기를 언급한 것은 나라를 망신시키는 망언"이라면서 "동맹인 미국도 굉장히 불쾌하게 받아들일 발언으로 외교적 무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