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침해 논란' 공부가주 뭐길래? '공자 가문의 술'

입력 2018-06-06 22:40


중국에서 '공자 가문의 술'로 널리 알려진 '공부가주(孔府家酒)' 상표와 유사한 '공보가주(孔寶家酒)' 상표를 사용한 제품을 판매해선 안 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구회근 민사2수석부장판사)는 주류 수입·판매업체인 주식회사 KFJ코리아가 유한회사 금용을 상대로 낸 상표권침해금지 등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고 6일 밝혔다.

중국 백주(白酒)인 '공부가주'는 공자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사용하던 술에서 유래한 것으로 1984년 중국의 공자문화축제 전용 술로 지명됐다. 2001년엔 중국 10대 문화 명주로 지정되기도 했다.

KFJ코리아는 중국식 백주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는 등록상표를 2012년 출원해 2013년 등록하고 공부가주를 수입·판매해왔다.

이후 KFJ 측은 지난 3월 금용의 '공보가주' 제품이 자사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

금용 측은 "두 상표가 유사하지 않고, 일반 수요자들이 양 상표에 대해 출처를 오인하거나 혼동하고 있지 않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두 개 표장이 전체적으로 유사해 동일·유사 상품에 사용될 경우 일반 소비자나 수요자에게 출처에 관해 오인이나 혼동을 일으키게 할 우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두 표장은 모두 4음절의 한자이고, '孔○家酒'로 구성되며, 호칭도 전체적으로 청감이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금용이 상표 출원 전인 2003년부터 부정 경쟁의 목적 없이 표장을 계속 사용해왔고, 그 결과 출원 당시 국내 수요자 사이에서 해당 표장이 금용 상품을 표시한다고 인식되고 있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보가주를 공자의 후손들이 공자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중국의 대표 역사 명주라고 홍보한 점 등에 비춰보면 금용에 부정 경쟁의 목적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출원 전 금용의 공보가주 수입 규모가 연간 9천 병 정도에 불과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출원일 무렵 국내 수요자 간에 이 사건 표장이 금용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