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탈의 시위' 불꽃페미액션 어떤 단체? 옷 벗고 길거리로 나선 까닭

입력 2018-06-03 09:15
수정 2018-06-03 10:56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이 강남 한복판에서 상의 탈의 시위를 펼쳐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 단체는 낙태죄 폐지, 월경, 자위, 천하제일겨털대회 등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여성해방운동을 하는 페미니스트 그룹이다.

이 단체 회원들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상의 탈위 시위'를 벌여 화제에 올랐다. 이들이 상의를 벗고 거리로 나선 까닭은 남성과 다르게 여성의 반라 사진을 삭제하는 페이스북의 규정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불꽃페미액션은 앞서 지난달 26일 '월경 페스티벌' 행사에서 상의탈의를 진행하고, 이때 찍은 사진을 사흘 뒤인 29일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나체 이미지 또는 성적 행위에 관한 페이스북 규정을 위반했다'며 계정 1개월 정지 처분을 내렸다.

단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농구장, 축구장에서 웃통을 벗은 채로 운동을 하는 남성들을 많이, 그리고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여성의 몸은 '섹시하게' 드러내되, '정숙하게' 감춰야 하는 이중적인 요구를 받아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성의 나체는 '음란물'로 규정이 되어, 온라인 사이트에서 강제삭제 당하거나 젖꼭지만 모자이크 처리되어 남성들의 조리돌림감으로 사용된다"면서 "반면 남성의 나체는 '보편 인간의 몸'으로 인식되어 삭제나 모자이크 처리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이유로 상의 탈의 시위에 나선 불꽃페미액션 활동가 10명은 취재 카메라 앞에서 상의를 완전히 벗고 가슴을 노출했다. 마스크와 선글라스, 가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몸에 한 글자씩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경찰은 이불을 가져와 이들의 나체를 가리는 등 퍼포먼스를 저지했으나, 이날 상의 탈의 시위는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불꽃페미액션은 시위 이후 페이스북이 일부 상의 탈의 사진을 허용하자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싸우는 우리가 이긴다. 싸우는 페미가 이긴다"며 "여성의 몸이 성적 대상화 되지 않는 그날까지 불꽃페미액션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불꽃페미액션 상의 탈의 시위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