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압박·노사갈등…'제2의 GM 군산공장' 우려

입력 2018-05-31 17:01
수정 2018-05-31 16:55
<앵커>

GM군산공장이 오늘 22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낮은 가동률로 구조조정의 타깃이 된 건데요.

수입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로 국내 생산량이 줄어 또 다른 공장들이 같은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임동진 기자입니다.

<기자>

오가는 차도, 사람도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삭막함만 남은 군산 공장은 이렇게 문을 연지 2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2016년부터 공장 가동률이 20%대에 머물렀지만 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는 계속 올랐고 결국 구조조정의 타깃이 된 겁니다.

군산공장의 폐쇄는 지역 부품·협력사들의 도산으로 이어졌고 지역 경제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더 이상 군산만의 얘기가 아니란 겁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산 자동차 때리기로 국내 생산이 축소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실현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지만 실제로 닥쳤을 때 충격은 제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가 미국에 수출한 물량은 전체 수출 물량의 33%인 84만대.

피해를 줄이려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려야 하는데 부품·협력업체 까지 포함하면 수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규제조치를 회피하기 위해서 대미 현지 직접투자를 늘릴 수 있고 그 결과 우리나라 자동차 부문의 순유출이 늘어나면 국내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사갈등은 공장 해외 이전을 부추기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차 노조는 최저임금 개정안에 반발해 불법파업을 벌였고, 지난해 임금인상액의 두 배가 넘는 액수를 올해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생산 확대는 일부 진행되고 있는 상황.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4,000억원을 투자해 제조설비 등을 증설키로 했습니다.

대내외 압박으로 국내 업체들의 코리아 엑소더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제2의 군산공장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