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모낭 공격하는 '원형탈모'… 면역체계 바로잡는 치료가 효과적

입력 2018-05-25 10:34


최근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그레이브스병 등 잘 낫지 않는 난치성 질병들의 원인이 신체 면역체계가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밝혀져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균, 외부 이물질 등을 공격해 물리치는 기능이 있는데, 유전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적이 아닌 자신의 몸을 공격하면서 전신 어느 곳에나 다양한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이때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 중의 하나로 '원형탈모'를 꼽을 수 있지만, 원형탈모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병한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음주, 불규칙한 생활습관, 과도한 스트레스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몸의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혈액 속 T-임파구가 건강한 모낭을 적으로 인식하며 공격하면서 원형탈모가 발병하는 것이다.

원형탈모는 남녀노소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데, 최근 발병 연령대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또한, 동전 크기로 시작됐던 원형탈모 부위의 탈모반이 점점 더 커지면서 머리 전체 탈모로 나타나기도 하고, 눈썹이나 몸 전체의 털이 빠지기도 한다.

따라서 두피가 이유 없이 자주 가렵고 머리가 평소보다 많이 빠지면서 탈모반이 생겨나는 원형탈모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 또한 치료 방법 선택 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가시적이고 빠른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스테로이드는 치료 초기에는 빠른 효과를 보이는 것 같지만, 자가면역 반응을 떨어뜨리고 두피를 얇게 만들어 두피염, 두피 함몰, 영구적인 탈모 등의 부작용이 몸 상태를 악화시켜 근본적인 원형탈모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원형탈모의 근본적 치료를 위해서는 자가면역질환이 발병한 원인 자체를 파악한 뒤 몸 상태를 근본적으로 바로잡는 'THL 검사 (Total Hair Loss Test)' 시행해야 한다. THL 검사는 두피검사, 모발 성장 속도 검사, 중금속 검사, 생활 습관 검사 등 9단계로 이루어진 종합탈모검사로 모발의 상태와 탈모 유발 인자, 영양 상태 불균형 등 어떠한 이유로 원형탈모가 발생했는지 파악해 개개인에 맞는 맞춤 치료를 계획하는 검사다.

이를 토대로 환자의 건강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키는 맞춤형 면역치료, 영양치료 등을 병행하게 된다. 면역치료는 면역 주사를 통해 비정상 면역을 정상 면역으로 되돌리고, 특히 원형탈모 환자는 영양 불균형을 겪고 있는 이들이 많아 영양 치료가 효과적이다. 치료 후 면역체계가 점차 정상으로 돌아오면 탈모 증상이 완화되며, 재발에 대한 걱정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에 대한탈모학회장 모리의원 이상욱 원장은 "흔히 원형탈모는 단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만큼 개인마다 원인도, 발병 양상도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며 "초기일수록 치료가 수월한 것이 원형탈모지만 머리는 물론 눈썹까지 탈모가 진행된 난치성 다발성 원형탈모 환자도 THL 검사 후 면역치료, 영양치료를 통해 치료가 가능했던 만큼 정확한 원인 파악과 알맞은 치료 방법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