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은 공모펀드 시장활성화를 위해 공모 성과보수형펀드를 출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이들 펀드는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된 것일까요?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성과보수형펀드는 기본 운용보수를 낮추는 대신 펀드 수익률이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수익의 일정비율을 성과보수로 내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고액자산가들이 이용하는 사모펀드들이 주로 성과보수형으로 운용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공모펀드에서도 성과보수형 상품들이 하나둘씩 출시됐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이들 펀드는 ‘자투리 펀드’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자투리펀드는 설정 후 1년이 지나도 설정액이 50억원을 밑도는 펀드를 말하는데, 현재 금융당국은 이러한 펀드를 청산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성과보수형펀드는 총 10개.
이 중 3개는 이미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이며, 4개는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특히 트러스톤정정당당성과보수형펀드(약 64억원)는 실제 투자자들 자금이 1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사가 펀드 설정 당시 자기자본 50억원을 투자했기 때문인데, 빠르면 내년쯤 이 자금도 펀드를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익률 역시 연초 후 0.55~-2%대로 저조합니다.
연초 후 -0.04% 수익률을 기록 중인 신영마라톤중소형주성과보수형펀드는 같은 기간 국내 중소형주펀드들의 평균 수익률 2.15%에 한참 못미칩니다.
운용업계에서는 ‘공모성과보수형펀드’가 처음부터 성공할 수 없는 카드였다고 평가합니다.
<인터뷰> 운용업계 관계자
“공모는 (운용)제약이 많은데 수익을 단기간에 낸다는 게 쉽지가 않잖아요. 목표수익률도 낮은데 거기에다가 성과보수를 떼어 간다고 하니까...수익을 내지도 못했는데 성과보수로 또 뗴간다라고 하면 싫잖아요일단.
운용규제가 많지 않은 사모펀드의 경우 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 창출이 가능한 만큼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성과보수를 지불하는 데 큰 무리가 없지만, 투자자 보호가 우선인 공모펀드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초부터 시장변동성까지 확대되다보니 자금이 들어올 리 만무할 터.
금융당국의 성과보수형펀드 카드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재 공모펀드 시장은 사모펀드 시장 대비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