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갑질사태' 한 달...'보여주기 조사' 혐의입증 난항

입력 2018-05-14 17:19
<앵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태가 처음으로 보도되고 한달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한진그룹 전현직 직원들의 수많은 제보가 이어졌고, 촛불집회도 진행이 됐는데요.

정작 중요한 역할을 해야할 조사기관들의 대응이 늦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태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차가운 빗 속에서도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외치는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의 목소리는 뜨거웠습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태가 언론에 보도되고 한달.

대한항공 조씨 일가 퇴진에 대한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지만, 조사기관들의 보여주기식 대응이 한진가의 숨구멍을 열어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처음 조현민 전 전무의 갑질 행각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4월 12일.

조씨 일가의 탈세 제보는 계속 이어졌지만, 관세청이 첫 자택 압수수색에 나섰던 것은 지난달 21일이었습니다.

이어 '비밀의 방'을 찾았던 3차 압수수색은 이달 2일에 진행됐습니다.

1차와 3차 수색 사이에 열흘의 시간이 있었던 겁니다.

관세청은 특별한 탈세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증거를 숨길 수 있는 시간을 관세청이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사건 한달여 뒤인 8일에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가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등기이사로 등록한 불법행위 지적했습니다.

국토부가 진에어의 면허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조양호 회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칼피아'들의 보여주기식 행동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됐습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사실상 진에어 면허 취소는 법리적으로 판단했을때 불가능에 가까운데, 국토부가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출입국 당국이 한진오너가의 불법적인 필리핀 가정부 고용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도 한달 가까이 지난 후였습니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과 불법행위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지만, 사건을 직접 조사해야하는 당국의 보여주기식 행동으로 사태는 조금씩 미궁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태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