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투바이오는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최근 제약은 물론 바이오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개발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항암제 개발보다 더 어려운 기술임과 동시에 부작용은 물론 한정된 사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투자자는 물론 기업들까지 마치 '만성통치약'을 만드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습니다.
면역항암제의 현 주소와 개발 방향, 실체를 짚어 봤습니다.
▲ 면역항암제 ‘지칭’(虛) VS ‘통칭’(實)
흔히 말하는 면역항암제라는 말은 만들어진 '조어'입니다.
이 말은 면역항암제를 개발했던 다국적 제약사인 BMS(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제약이 만들어 낸 용어입니다.
BMS제약이 'Cancer Immunotherapy'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면역항암제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정확한 표현은 면역관문억제제와 면역세포치료제, 암 백신 등 3가지로 분류되는 게 맞습니다.
지금 국내에서는 신라젠이 바로 바이러스를 이용한 면역관문억제제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면역세포치료제는 녹십자셀의 '이뮨셀-LC'가 상용화가 됐고, 젬백스가 췌장암 백신(리아백스)을 개발했습니다.
▲ 면역항암제 임상 증가(虛) VS 연구개발 ‘부진’(實)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국내 임상시험 현황에 대한 자료를 배포했습니다.
2017년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승인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처럼 호도됐습니다.
숫자로 보면 맞습니다.
지난해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은 2016년 68건 대비 30.9% 늘었습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면역항암제에 대한 임상1상은 23건, 임상2상은 9건, 임상3상은 34건입니다.
임상3상은 막바지 단계이기에 당연히 신약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할 수 있지만, 내용을 보면 전혀 다릅니다.
임상3상 가운데 대부분은 ‘여보이’와 ‘옵디보’, ‘키트루다’ 등의 적응증(약제나 수술 따위에 의해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이나 증상) 확대에 대한 임상연구가 많았습니다.
즉, 새로운 신약 출시가 아니라, 다양한 암 종에 대한 치료 적용을 위한 것입니다.
또, 연구자 임상(흔히 연구기관이나 대학 교수가 시행하는 것)이 23건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둘의 수치를 빼면 사실상 임상시험의 숫자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거나 임상시험을 한다는 제약, 바이오기업에 대해서는 실제 임상시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꼼꼼히 따져 보고 투자를 해야 하는 대목입니다.
5억원을 투자해 연구소(법인)를 설립하고 면역항암제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과대 선전하는 M사 등도 있으니 말입니다.
▲ 면역항암제, 만병통치약(虛) VS 처방 제한(實)
면역관문억제제로 나온 제품은 현재 BMS의 여보이, 옵디보와 MSD의 키트루다가 대표적입니다.
이들 제품은 정확히 말하면 흑색종(멜라닌 색소를 만들어 내는 멜라닌 세포의 악성화로 생긴 종양)이나 폐암을 치료하는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은 것입니다.
흑색종의 대표적인 것은 바로 피부암입니다.
그런데 이들 면역항암제가 주목받은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2015년 8월 91세 나이에 뇌종양 수술을 받았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12월 6일 자신이 완치됐다고 밝힌 것입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처방 의약품이 바로 MSD의 '키트루다'였습니다.
또, 2015년 의료학회에서 주목된 것이 바로 암 환자에 대한 생존율이 아니라 완치율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부상한 것입니다.
차세대 항암치료제의 중간 임상을 통한 개발 방향이 5년내 환자 생존율을 중시해 왔는데, 면역항암제의 임상시험이 거듭 진행되면서 환자의 완치율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정립하는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면역항암제가 모든 암종에 치료가 가능한 것처럼 잘못 인식이 되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면역항암제의 적응증 확대는 앞서 밝힌 것처럼 임상시험 연구를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옵디보의 경우 폐암과 경부암, 간암, 위암 등 다수의 암에 대한 임상이 진행되고 있고, 키트루다의 경우 30여가지 암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국내 건강보험 적용에서는 PD-L1이 발현되고 있는 비소세포폐암과 흑색종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있습니다.
▲ 면역항암제 처방 '갑론을박'(허와 실)
의료학계에서는 아직도 면역항암제에 대해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면역항암제가 만병통치약처럼 보여지는데, 실제 환자에게 있어서 치료 성과는 30%정도입니다.
해외 의료학회에서도 폐암 1차 치료에서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는 점이죠.
PD-L1이라는 것은 암세포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이며, PD-1은 활성화된 T세포(면역세포)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입니다.
조금 쉽게 풀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면역항암제의 기본은 우리 몸에 암세포가 생기면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은 암세포를 공격하게 됩니다.
그런데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해야 하는데, 암세포의 PD-L1과 T세포의 PD-1이 만나면 공격하지 않게 됩니다.
둘이 싸우라고 했더니 친하게 친구로 지내고 있으니, 몸은 환장하는 것이죠.
면역관문억제제가 바로 PD-1이 PD-L1과 결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일종의 활성장치를 만들어서 면역세포(T세포)의 공격성을 지내게 한다고 보시는 게 이해하기에 좋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왜 발현율을 따지느냐?' 하면 PD-L1의 발현율이 50% 이하일 경우 치료 효과가 많이 떨어진다(거의 없다)는 게 의료학회의 설명입니다.
즉, 약발이 안 먹힌다는 것이죠.
물론 이에 대한 임상시험은 계속되고 있기는 합니다.
면역항암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풀어 봤습니다.
그렇다면, 왜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면역항암제에 주목하고 있는지, 왜 천문학적 자금을 들여 인수합병에 뛰어드는지 다음 이야기에서 오해와 진실을 가지고 풀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