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발견'..홍콩 도심서 대형 폭탄 나와

입력 2018-05-11 16:44
10일 오후 4시 30분경 홍콩 도심인 완차이 지역의 '샤틴-센트럴' 지하철 공사장에서 한 인부가 땅속에 파묻혀 있는 원통형 물체를 발견했다고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출동한 경찰은 이 물체가 지난 1월 발견된 폭탄과 같은 모델인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1월 27일과 31일 같은 공사 현장에서는 길이 140㎝, 지름 45㎝의 'ANM-65' 폭탄이 잇따라 발견됐다. 2차 세계대전 때 미국 폭격기에서 투하된 것으로 추정된 이 폭탄의 무게는 450㎏이었고, 폭탄 내에 장착된 폭약의 무게만 225㎏에 달했다.

경찰 특공대는 인근 컨벤션센터, 호텔, 오피스빌딩, 아파트 등에서 1천250여 명의 시민을 대피시키고 폭탄 해체 작업을 벌여, 20시간만인 이날 오후 1시 무렵 해체에 성공했다.

홍콩에서 2차 세계대전 때 투하된 것으로 추정되는 폭탄이 발견된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2014년에는 홍콩 해피밸리 지역의 공사장에서 미군 폭격기에서 투하된 것으로 보이는 무게 900㎏의 'ANM-65' 폭탄이 발견됐다. 지난해 1월에도 폭푸람 지역에서 무게 220㎏의 'AN-64' 폭탄이 발견됐다.

홍콩 도심에서 폭탄이 자꾸 발견되는 이유는 2차 세계대전 때인 1942년 1월부터 1945년 8월까지 홍콩이 일본군에 점령당해 남중국해 병참기지로 쓰였기 때문이다.

일본과 동남아를 오가며 석유와 식량을 운반하는 일본 함정들이 홍콩을 중간 기착지로 이용했고, 미군은 이를 막고자 홍콩의 부두 시설과 조선소 등에 집중적으로 폭탄을 투하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