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인 로레알코리아 내에서 인사 보복과 언어폭력 등 이른바 '갑질'이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노총 산하 로레알코리아 제2노동조합인 '엘오케이 노동조합'은 9일 "한 간부급 인사가 여러 직원에게 수차례 언어폭력을 저질렀다"며 "한 피해자의 폭로로 문제가 불거지자 회사는 급하게 징계를 내려 사태를 무마하려 했다"고 밝혔다.
엘오케이 노조가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간부급 인사는 '개x 같은', '잉여 인간', '발가락 때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등의 욕설을 직원들에게 퍼부었다.
이승식 엘오케이 노조위원장은 "이런 일이 오랫동안 이어졌음에도 한 직원이 퇴사 과정에서 녹취록과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공개하면서야 문제가 드러났다"며 "추가 피해 사례와 증인들이 나왔고, 한 피해자는 이런 일들이 너무 일상화돼 이렇게까지 문제가 커질 줄 몰랐다는 반응까지 보였다"고 설명했다.
로레알코리아는 이 간부에게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쳤다. 이 간부는 징계 상태에서도 다른 직원들에게 또 다른 언어폭력을 저질렀다.
이 위원장은 "현재 이 간부는 후속 인사 조처가 진행 중이나, 로레알 인사부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하기는커녕 업무에서 배제하지 않은 채 오히려 고발을 주도한 조합원들을 고립시키고 공격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밝혔다.
엘오케이 노조는 또 로레알이 육아 휴직을 쓴 직원에게 인사 보복 조처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단체협약에 육아 휴직 후 원직 복귀가 명시됐음에도 3개월의 육아 휴직을 쓴 남자 직원은 원직 복귀가 어렵다는 얘기가 들었고, 실제 휴직 이틀 후 자리가 채워졌다"며 "휴직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는 괘씸죄를 물어 2개월 이상 대기 발령 상태로 놔뒀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 직원이 노조에 가입해 이의를 제기하자 인사부로 발령내면서 이제는 노조원의 자격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며 "로레알이야말로 가족친화우수기업, 윤리 기업 등으로 불릴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로레알코리아는 이런 주장에 대해 "회사 내 한 브랜드에서 발생한 이번 사안을 충분히 인지해 내부조사를 통해 당사자에게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며 "회사 측은 내부 규정과 절차에 따라 해당 사안을 공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