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출연: 천영록 대표 (두물머리)
한상춘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업, 두물머리 사업분야도 궁금증이 생기고, 기업명도 특별한데 먼저 로보어드바이저의 의미부터 설명해주시죠
천영록 로보어드바이저는 디지털 자산관리의 또다른 이름입니다. 요새 알고리즘의 발전으로 인성이 있는 듯한 '로봇'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마치 살아있는 똑똑한 로봇이 우리의 복잡한 자산관리를 도맡아서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비롯된 개념입니다. 지난 몇 년 사이 해외에서 다양한 로보어드바이저가 나오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부유한 사람만을 위한 자산관리 외에도, 정말 일반인 모두를 위한 편리하고 똑똑한 자산관리는 없을까 하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손바닥 위에서 투자자문을 얻게 되실 것. 퇴직연금, 일반적인 투자, 지출, 저축, 이런 모든 분야를 다 최적화해주고 편리하게 관리해주게 될 것 같습니다.
한상춘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기업 소개와 더불어 현재 진행중인 사업 분야 소개를 해주신다면?
천영록 두물머리는 온라인 자산관리업을 개척하고자 하는 회사입니다. 증권업에서 투자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으고, IT 기술을 통해 이런 지혜를 체계화 시켜 많은 사람이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월 2만 원 수준의 값으로, 매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고객에게 알려드리는 불리오 리포트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펀드 포트폴리오를 시장 환경의 변화에 맞게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이 연금펀드나 퇴직연금 계좌에서 큰 고민 없이 바로 따라하실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이 된 지금 현재 2000명의 고객을 모시고 있으며 약 600억 원 이상의 소중한 자금이 저희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저희 리포트를 정확히 따라하셨다면 작년에 약 14%의 세후 수익률을 달성하셨을 겁니다.
한상춘 실제로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이 퇴직연금상품으로 수 조원을 모으며 주목받았고, 골드만삭스도 장기적으로 좋은 전망을 하고 있던데 사업의 핵심인 로보어드바이저의 이름이 ‘블리오’라고 들었다 개발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나 어려움은 없었는지?
천영록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 혹은 온라인 자산관리의 미래는 아주 창창하고, 많은 상상력과 전문성을 필요로 함. 아직까지 그 미래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전혀 예상 못하는 부분이 많았고 국내에선 금융 규제가 정말 촘촘히 만들어져 있어서 이렇게 새롭고 상상의 여지가 많은 혁신 사업을 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규제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이 규제들이 수십년 전에 왜 만들어졌는지, 현재의 기술을 적용하기엔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하는게 지난 몇 년간의 주요 업무 중에 하나. 그렇다면 규제의 빈틈으로 수많은 제약 조건 사이로 한정된 서비스를 만들어야하는데 그런 것이 힘들고 지치는 일이었습니다. 고객들은 당장 눈 앞에서 고생을 하고, 좋은 자문을 필요로 하는데, 규제가 바뀌는데는 수년의 세월이 걸리니까 빠르게 움직이기가 힘듭니다. 정작 규제를 잘 우회하는 업체들은 정체불명의 사기꾼들이 많습니다. 결국 고객들은 규제 밖에서 끝없이 사기를 당하고 있는 면도 있지요. 미래에 맞춤화, 자동화 기능등을 확장할 수 있는 그릇이 될 수 있는 자산운용 방법론을 찾고 체계화시키는데도 많은 노력이 들었음. 저도 투자자 출신이긴 하지만, 투자자마다 시장을 해석하는 방법이 너무나 달라서 사실 체계적인 이론이 형성이 거의 안되어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음. 너무나 많은 이론들이 준구난방. 약간 무속신앙 같이 각자 그럴싸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지만 그 근원에 대해서는 정확한 실증이 되지 않은 느낌적인 느낌들이 많죠. 제 스스로의 투자 방법론도 재검토하면서 결국 논문 수백개를 다시 살펴보고 데이터로 확인해가며 체계화를 하였음. 향후 로보어드바이저의 자동화와 맞춤화의 가능성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을 설계하는데 정말 많은 고생을 한 것 같습니다.
한상춘 두물머리도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업으로, 결국은 고객이 있어야 성공의 길을 가게 될텐데 고객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
천영록 현재 유료고객이 2000명이 조금 넘습니다. 일년만에 모인 고객이니 적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안에 만명 정도의 고객을 모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10만명, 20만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서, 이 분들의 전체 자산의 수익률을 현재보다 훌쩍 올릴 수 있다면 금융업계는 물론 사회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의 예금 수익률도 1~2% 수준이죠. 이 수익률은 매우 낮아서 자산이 증식되기 힘든 수준입니다. 그런데 투자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평균 투자 수익률도 1~2% 수준이 안됩니다. 일시적으로 높았다가 낮았다가 하지만 장기적으론 큰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편입니다. 게다가 개인적인 투자의 실수를 제외하고라도 일반인들의 장기적인 실질 수익률, 실질 금리는 모두 매우 낮게 형성될 것입니다. 금리가 오르던지 말던지 상관 없이 말이죠. 이를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통해 4~5%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실제 대다수 국민의 자산의 증식 속도를 3~4배 키워내는 것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그 수십만 명의 국민과 그 가족들이 경제적 정신적 자유를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될 것. 그 자체로 아주 많은 사회 문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한상춘 실제 고객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어떤 부분을 만족해야하는지?
천영록 고객들은 현재 매월 리포트 형식의 투자 제안서를 받고, 주간 단위로 조금더 자세한 소통을 드리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만족도는 물론 수익률에 강하게 연동되겠지만, 그보다 저희가 기존에 없던 깔끔한 결론, 투명한 소통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결국 이 얘기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금융은 신뢰입니다. 신뢰를 구축하고 고객의 편에 서기 위한 어떠한 일도 마다 않겠다는 자세를 설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존 금융권의 관행들은 사실 고객의 편에 서기 힘든 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것들을 깨고자 하는 저희의 진지한 노력들을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한상춘 얘기하다 보니, 어떤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됐는지? 배경이 궁금해지는데요?
천영록 저는 증권사 선물옵션 트레이더 출신으로 살아왔습니다. 어릴때 꿈 중에 하나는 아시아 최고의 트레이더가 되는 것이였습니다. 속해 있던 팀에서 6~7명이 100억이 넘는 돈을 회사에 연간으로 벌어주곤 하였는데, 트레이더는 매우 많은 훈련을 받으며 시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그러나 정작 주위 사람들의 자산관리에 도움을 줄 생각을 해보니 몸과 시간이 모자라고 어디서부터 설명해야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잊고 지내며 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투자에 실패한 친구나 친지를 너무 많이 만나게 되며 뭔가 도움이 될 방법을 제가 이미 알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건 투자 방법론을 체계화할 뿐 아니라, 바로 따라하기 쉽게 정리해서 의사결정까지 도와주는 일이었습니다. 생각해볼 수록 사회 전체에 중요한 일이라 생각이 들었고, 한명의 트레이더로서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한 아시아 최고의 트레이더라는 것은, 가장 많은 자금을 높은 수익률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의 돈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일종의 업, 운명이라는 생각으로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상춘 그렇게 창업을 한 후 가장 보람된 순간이라면?
천영록 사실 금융업에는 고객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때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거의 사기에 가까운, 혹은 실제로 사기인 일들도 허다합니다. 그래서 저희 같은 조직을 쉽게 신뢰해주기 힘들 수도 있는데, 믿고 응원해주시는 분들, 또 저희로 인해 행복해졌다, 꿈을 꾸게 되었다고 말씀하시는 고객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힘든 길이지만, 이런 고객들의 응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또한, 뛰어난 인력들과 함께 긴 시간을 고민하다가 뛰어난 아이디어가 잘 구체화 되어 갈 때, 일상적인 어떤 성취감 같은게 있습니다
한상춘 반대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뜻하지 않은 위기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위기와 극복 과정은?
천영록 뜻하지 않은 위기는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트레이딩을 하면서 배운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아마도 리스크 관리가 아닐까. 모든 리스크는 뜻하지 않은 것이고, 그것을 관리하는 것은 사전에 변수들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관적 상상을 많이 해보고 묘수를 찾는 것. 어찌보면 아직까지 결정적인 위기가 없었던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쩌면 아직까지 정말로 심각한 위기가 없어서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현금이 하루어치 남은 날도 있었고 여러 위기는 있었습니다만 정도를 벗어나지 않고 진정성을 다하면 반드시 또 새로운 기회들이 주어지는 것 같음.
한상춘 천대표님이 생각하는 혁신성장이 무엇인지 그리고 대한민국 기업들이 혁신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해서도 얘기해봤는데 모두가 혁신 성장할 수 있는 변화를 기대해보면서 이제는 마쳐야 할 시간인데요. 끝으로 혁신성장 기업 ‘두물머리’ 혹은 천영록 대표 개인적으로 앞으로 어떤 계획과 희망을 갖고 있는지를 말씀해주시죠
천영록 굉장히 공정하고 정직한 금융인으로도 성공할 수 있으며,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동료 금융인들 모두에게 용기와 비전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 개인의 노력보다 저희 금융인 모두의 문화가 바뀐다면 수백 수천배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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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제PD(mj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