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의 공휴일 지정이 한 차례 무산된 가운데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에도 공휴일 지정에 관한 갑론을박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리얼미터는 CBS 의뢰로 지난 4일 전국 성인 500명에게 어버이날의 공휴일 지정에 관한 의견을 물은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p), 65.8%가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은 27.0%, 잘 모른다는 답변은 7.2%였다.
어버이날의 공휴일 지정을 찬성하는 비율은 지난해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과 관련한 조사 당시 찬성 비율(78.4%)보다는 낮은 수치다.
성별과 지역, 연령, 직업, 이념 성향 등 대부분의 계층에서 찬성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남녀 간 찬반 응답 비율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찬성 비율이 70.6%였지만, 여성은 10%포인트가량 낮은 61.0%였다. 가정주부의 경우 59.1%로 찬성 비율이 더 낮았다.
이런 결과는 어버이날이 공휴일로 지정되면 시댁이나 친지를 방문해야 하거나 가사 노동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일 수 있다고 리얼미터는 분석했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트위터 사용자 'kk***'는 "내년 어린이날이 일요일이라 대체공휴일을 포함해서 4∼6일 사흘을 쉴 수 있다"며 "어버이날(8일)이 공휴일이 되면 7일이 임시 공휴일이 될 가능성이 커져 최장 닷새를 쉴 수 있다"고 반가워했다.
반면 트위터 사용자 'mi***'는 "어버이날이 공휴일이 된다고 해서 부모님과 하루의 시간을 보낼 것 같지는 않다"며 "효도라는 것조차도 며느리 몫이 될 테고, 지금도 공휴일에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많다"고 실효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어버이날의 공휴일 지정에 관한 청와대 국민청원도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어버이날 공휴일'이라는 검색어를 포함한 청원 140건이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 공휴일 지정 찬성 청원에는 너무 바빠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정해 효도할 기회를 줘야 한다거나 소비 촉진 차원에서도 공휴일이 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효도는 각 가정이 알아서 형편대로 하는 건데 나라에서 효도를 강요하는 것 같다", "어버이날이 공휴일이 되면 또 하나의 명절처럼 느껴질 것이다", "직장인 부부로서 공휴일이면 매번 시댁이나 친정 가족에게 아이를 부탁해야 한다.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복지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시점에서 공휴일이 되면 막막할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많았다.
찬반을 떠난 대안도 제시됐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폐지하는 대신 '가족의 날'을 새로 지정하거나 11월로 어버이날을 옮겨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것이다.
이런 논란은 앞으로도 매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어버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은 대신 내년 이후 인사혁신처의 연구결과 등을 받아본 뒤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