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응한 국제축구연맹(FIFA)과 인터뷰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관한 기억과 선배 박지성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5일(한국시간) FIFA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TV로 시청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지성은 아직도 자신의 '우상'이라며 그의 사소한 부분까지 닮아가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 어떤 선수를 좋아했나'라는 질문에 "어렸을 때 박지성 선배 덕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많이 시청할 수 있었다"라며 "TV 속 박지성 선배는 최고의 선수였다. 그는 여전히 한국의 역대 최고 선수이며 내 우상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박지성과 함께한 대표팀 생활에 관해 곱씹었다.
그는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때 18살의 나이로 국가대표가 됐는데, 당시 박지성 선배와 룸메이트가 됐다"라며 "TV에서만 보던 선수와 함께 훈련하고 경기에 출전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박지성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박지성 선배에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매우 많았다. 그가 어떤 것을 먹는지, 얼마나 자는지 등 모든 것을 지켜보며 배우려 했다"라며 "다만 당시 너무 수줍어 많은 것을 직접 물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에겐 당시 기억이 꽤 강렬했던 것 같다.
그는 "난 그때 일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박지성은 단순히 훌륭한 선수가 아니다. 그는 엄청난 사람"이라고 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기억에 관해서도 꺼내놓았다.
손흥민은 "TV를 통해 봤는데, 특히 스페인과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을 때 온 국민이 열광했던 게 기억난다"라며 "당시 온 국민이 붉은색 셔츠를 입고 응원했는데,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홈 이점이 있었지만, 당시 대표팀은 매우 잘 싸웠다. 이탈리아전과 스페인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덧붙였다.
악몽으로 남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의 기억도 털어놓았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와 한 조에 묶여 역대 최고의 조 추첨 결과를 얻었지만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탈락했다.
첫 월드컵 무대를 밟은 손흥민은 3차전 벨기에전에서 0-1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뒤 그라운드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은 "난 우리나라를 대표해 매우 자랑스러웠다"라며 "다만 당시 우리 대표팀엔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 위주였다"라며 실패의 원인을 찾았다.
이어 "월드컵은 각국 선수들이 임하는 자세가 완전히 다른 무대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은 제대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러시아월드컵으로 이동했다.
손흥민은 조별리그를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스웨덴, 멕시코, 독일은 모두 우리보다 우수한 팀"이라고 인정한 뒤 "하지만 패배를 원하는 팀은 없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하게 준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속팀 토트넘에서의 생활에 관해서도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내 꿈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이었는데, 꿈이 현실이 됐다"라면서 "난 가끔 현재 상황이 꿈이라고 착각할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면서 기량은 물론,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성장했다"라며 "특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뛸 때보다 토트넘에서 더 많이 성장했다. 토트넘에 고마울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