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가 직원들에게 쇼핑 심부름을 시켰다는 보도, 여러번 나왔는데요.
조씨 자매가 해외 여객지점에 빈 가방을 보내면 쇼핑 물건을 담아 밀반입하는 일을 9년 간 담당했다는 직원의 증언이 또 나왔습니다.
9년 간 일주일에 평균 2번씩, 과자에 생활필수품까지 밀반입은 상시적으로 이뤄졌는데요.
최근에는 이들 담당자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정항도 확인됐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문서에는 최근 두 달 간 빈 가방이 들어온 날짜가 적혀 있습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가 지시한 쇼핑물건을 담을 빈 가방이 들어온 날이라는 뜻입니다.
지난 12일 조현민 전 전무가 '물벼락 갑질'로 물의를 빚기 전까지도 쇼핑 심부름은 계속됐습니다.
<인터뷰> 대한항공 직원 A
"밀수가 어떻게 이뤄지느냐면 조현아랑 조현민이 온라인 쇼핑을 해요. 운반책에 주문이 들어오면 해외 여객지점에서(빈 가방에 물건 담아 한국으로)
쇼핑 심부름은 9년 간 일주일에 평균 2번 꼴로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1천 번에 가까운 엄청난 숫자입니다.
쇼핑 물건 또한 명품백부터 과자, 초콜릿, 생활필수품까지 그야말로 각양각색입니다.
<인터뷰> 대한항공 직원 B
"밀반입 물건은 말도 안되는 것들입니다. 명품백에서부터 과자, 필수품 이런 것까지 다...아무런 검사 없이 허가없이 (들여오는) 불법이죠. 밀수죠 밀수. 그걸 9년 동안 제가 했었어요. 일주일에 평균 두 번씩. 가방 큰 거 하나, 중간 사이즈 하나."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는 증거인멸까지 지시했다고 이 직원은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대한항공 직원 B
"이메일 (지우라고) 지시 받은 건 관련 방송 나오기 전이구요. 증거는 미리 임의로 지운 상태예요."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쇼핑을 지시한 이메일이 공개된 데 이어 조현아, 조현민 자매의 쇼핑 담당자 증언까지 나온 상황.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물품 밀반입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증거인멸을 막기 위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 직원들은 내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엽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