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이후 한 달여 앓다가 숨을거둔 여성 구급대원 강연희(51·여)씨가 속한 전북 익산소방서는 동료를 잃고 깊은 슬픔에 휩싸였다.
소방서 직원들은 침통한 분위기에서 정상 근무를 한 후 조문을 위해 강씨가 안치된 전주의 장례식장으로 떠났고, 일부 직원은 다음날(3일) 열릴 영결식을 차분히 준하는 모습이었다.
적막감에 휩싸인 소방서 청사 앞 국기봉에는 조기가 내걸려 현장을 함께 동료를 잃은 깊은 슬픔이 묻어났다. 옆 전광판에는 고인의 영결식을 알리는 글자가 적혔다.
한 동료는 청사 건물벽에 내걸린 '고 강연희 지방소방경 영결식'이라고 한자로 적힌 대형 펼침막을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 채 눈물을 훔쳤다.
3일 오전 익산소방서 차고지에서 열릴 영결식장에는 행정안전부 장관도 참석해 고인에게 1계급 특진을 추서한다.
고인은 영결식 후 자신이 마지막으로 근무한 인화센터를 한 바퀴 돌고 나서 전주 한 화장장으로 운구된다.
한 직원은 "구급대원 사망소식에 동료들은 눈물을 지을 뿐 서로 대화조차 할 수 없는 아주 무거운 분위기"라며 소방서 청사 일대가 적막하다고 전했다.
다른 동료는 "어떻게 도와주러 온 여성 구급대원을 때릴 수 있느냐"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인화센터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는 강씨가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어서 동료들과 매우 잘 어울렸고 특히 현장근무 때 밝은 표정으로 환자들을 대했다고 회고했다.
이 동료는 "그녀의 밝은 모습을 더는 볼 수 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동료들이 많이 처져 있고 곳곳에서 한숨 소리만 들린다"고 침통한 분위기를 전했다.
강씨는 지난달 2일 오후 1시 20분께 익산의 한 종합병원 앞에서 만취한 윤모(48)씨를 병원에 이송하던 중 윤씨로부터 머리를 맞았다.
그는 이로부터 사흘 뒤 구토와 어지럼증세로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지난달 24일에는 뇌출혈과 폐부종 진단을 받아 수술했으나 증세가 악화해 1일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