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경찰에 출두했습니다.
언니인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이 '땅콩 회항'으로 검찰에 소환된지 3년 5개월만입니다.
반복되는 재벌가 '갑질' 논란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재계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습니다.
김태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검은색 차량이 포토라인을 넘어 경찰서 건물 바로 앞까지 깊숙하게 들어옵니다. 차에서 내린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변호사를 대동하고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인터뷰]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유리컵 던진거랑 음료 뿌린거 인정하십니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이명희 이사장 갑질 행각과 총수일가 사퇴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조 전 전무는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만 기계처럼 반복했습니다.
3년 5개월 전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검찰 출석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는 조 전 전무의 사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계속 반복되는 한진가의 갑질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면서 총수 일가 퇴진 운동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에는 대한항공의 두개 노조가 참여한 '갑질경영 대한항공 오너퇴출 규탄대회'가 진행됐고, 1일에는 '범죄 총수일가 경영권 박탈 및 재벌체제 청산 결의대회'가 열렸습니다.
여기에 대한항공 직원들도 자체적으로 이번 주말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현민 전 전무의 '물병갑질' 사태가 '총수일가 퇴진 운동'으로 커지면서 재계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입니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대한항공은 미국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출범했지만 이번 사태로 기자회견과 홍보 활동을 취소했습니다.
대한항공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집안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거기(대한항공)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서도 경영자나 높은 직책을 가진 분들일 수록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김영문 관세청장이 이명희 이사장과 조현아, 조현민 자매의 소환 조사 계획을 밝힌 가운데 조 전 전무의 사법처리 방향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태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