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심 드러낸 엘리엇‥현대車 외국자본·소통 '최대 관건'

입력 2018-04-24 17:14
수정 2018-04-24 18:12
<앵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가 지난 4일에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개입 의지를 밝히며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의 시세 차익을 위한 행보가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 속에 해외 자본의 동요 여부, 소통을 통한 주요 주주 끌어안기가 최대 관건이 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일 기습적으로 자료를 내며 현대차그룹 출자구조 재편 안에 ‘미주알 고주알’을 제시했던 엘리엇펀드가 20여일 만에 노골적인 본심을 드러냈습니다.

엘리엇은 “구조개선이 미흡하다”는 트집을 잡으며 현대차와 모비스의 합병, 이후 지주사 전환. 순익 절반 배당, 자사주 소각, 다국적기업 사외이사 선임 등 세부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며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모비스를 최상위 지배사로 두고 현대차와 기아차로 이어지는 단순 구조로 전환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재편 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엘리엇이 ‘지배사’가 아닌 '지주사‘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했던 엘리엇과의 공방전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현대차 측은 "국내외 투자자들과 소통할 것“이라는 원칙을 유지하는 가운데 모비스에 대한 엘리엇의 적극 개입 가능성, 주주 반응 등 향후 불확실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현섭 현대차그룹 부장

“엘리엇들 비롯해 국내 주주들과 투자자들에게 우리가 이번에 제시한 순환출자구조 개편에 대해 설명해 나가겠다.“

증권가 견해는 엇갈립니다. 주주환원 강화로 주가에는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다음달 모비스와 글로비스 주총에서 엘리엇이 전체 1.4%대 지분 수준인 만큼 표대결을 통한 판세 흔들기는 어렵겠지만 문제는 기타 해외주주, 자본들이 엘리엇과 손을 잡는 경우입니다.

<인터뷰>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 팀장

“사실 1%대 정도로는 전체 판을 흔들지 못한다. 변수는 그 자체만으로 위협 되지 않지만 그런 행태를 본 다른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인데 이 부분에 대한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다.”

현대차 외국인 지분율이 48%에 달하는 상황에서 엘리엇이 분할에 반대하고 외국인 주주들의 입장에 따라 상황은 유동적일 수 있습니다.

주총에서 제시할 비전과 주주환원 방안 만큼이나 중요한 해외 주주·자본과의 소통이 우호지분 확보와 지배력 강화, 분할·합병 승인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