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약바이오주가 무더기로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보니 이성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고, 이같은 투자 패턴이 주가 변동성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유주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한 증권사에서 펴낸 한 편의 보고서가 제약바이오주 고평가 논란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주 제약 바이오주 주가 상승에 대해 "실질적으로 파이프라인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평가가 된업체들도 있지만, 많은 업체들이 비정상적인 고평가를 받고 있다"며 "지나치게 부풀려진 기대는 반드시 그 이상의 고통을 수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고평가 논란 속에서 회계 비용 처리 문제까지 겹치며 방향성을 잃었던 제약 바이오주들 주가는 보고서 이후 추풍낙엽처럼 떨어졌습니다.
사업 기대감과 수급 유입으로 바이오들 주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에 대한 분석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딱히 이유를 찾기 힘든 종목들까지 묻지마 급등세를 보여왔지만 주가가 왜 오르고 내리는 지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A 증권사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적정주가를 평가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평가를 할 수 없는 종목들, 이를 테면 B 종목 보고서는 다른 증권사들도 대부분 안 나왔을 거예요. 정확히 평가할 수 없으니까 못 내는 거예요. 종목도 너무 많고, 공부를 못 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종목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지 않고 그렇다더라, 이렇게 투자를 결정하니까 건전하지 못한 수급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투자자들이 투자판단 기준으로 삼을 만한 정보도 지극히 제한적입니다.
제약·바이오 업종으로 분류된 전체 153개 상장사 가운데 연초이후 보고서가 1건이라도 나온 건 70개, 2건 이상 나온 종목은 42개뿐입니다.
나오는 보고서들도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녹십자 등 코스피 상장 대형 제약사로 몰려 있습니다.
반면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신라젠, 8위인 셀트리온제약, 17위 코미팜에 대한 분석 보고서는 전무합니다.
기업 펀더멘털에 대해 분석하는 정보가 부족한 채 수급으로 움직이다 보니 버블붕괴 우려도 나옵니다.
대차잔고 수치가 80조원까지 치솟는 등 커지는 공매도 우려 속에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 바이오주가 주 타겟으로 몰려 있는 상황입니다.
증권가에서는 무분별한 급등세를 보여온 이들 주가가 당분간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실체가 기대감을 따라주는 종목으로 선별해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